한의협, 의협에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문제 결론 짓자' 제안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 이하 한의협)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와 관련해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된 문항으로 대(對)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하자"고 대한의사협회에 공식 제안했다.

한의협은 "의사협회가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아래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절대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확한 여론을 파악해 그 뜻에 따르자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의 공동 국민 여론조사의 실시하자는 것"이라고 공동 여론조사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한의협은 "의협은 말로는 국민을 내세우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막고 있지만 막상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려하면 뒤에서 여론조작에 가담하는 비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최근 실시된 유명 포탈사이트 관련 설문조사에 개입할 정도로 국민여론을 의식하고 중요시하는 의협이니만큼 공명정대한 국민 여론조사 실시에 적극 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그 결과에도 깨끗하게 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협은 지난 18일 포탈사이트인 네이트(www.nate.com)에서 네티즌들을 상대로 실시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논란…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찬반설문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한의계에서 이에 대한 근거자료(의협 단체 메시지)를 제시했으나 아직까지도 해명이나 사과 등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의협은 지난 18일부터 KBS TV 뉴스 인터넷 홈페이지(news.kbs.co.kr)에서 실시 중이었던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써도 될까?' 시청자 투표에도 역시 단체 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정상적으로 '반대' 의견이 급증하자 당초 25일까지 진행예정이던 투표가 21일 오후에 중단조치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현재 KBS TV 뉴스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해당 설문조사에 대해 '더 이상 정상적인 의견 수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투표를 중단합니다. 많은 양해바랍니다'는 공지 글과 함께 투표가 종료된 상태다.

한편 한의협은 지난해년 1월에도 국민 여론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할 것을 제안했으나, 당시 의협은 공정한 대 국민 여론조사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한의협이 국내 굴지의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단독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65.7%가 한의사가 엑스레이와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한의협 관계자는 "진정으로 국민건강을 위하는 의료인단체라면 의협은 더 이상 뒤에 숨어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말고 우리의 공동 국민 설문조사 제안을 자신있고 당당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은 국민건강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이니 만큼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이 사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맺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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