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역량 극대화 노인의료 선도

▲ 강흥식 병원장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최근 830병상 완전가동, 임상의학연구소 개소, 장례식장 개장 등 운영정상화의 기틀을 거의 다졌다. 개원 1년 반만에 안정화 기반을 이룬 셈이다. 단기간에 이처럼 조직이나 진료인프라를 구축 한데 병원가족들은 자위하는 모습이지만 살림을 맡고 있는 姜興植 병원장은 아직 덤덤한 표정이다.

 개원준비단장에 이어 부원장, 병원장으로 기관의 태동과 안정을 이끌어 온 姜 원장으로선 아직 평가를 받기에 이르다는 판단이며,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이란 생각이다.

 완전 디지털 의료시스템에 최우수 의료인력, 특성화 센터 중심의 운영체제 등 구조나 기능적으로 기존 대학병원과 견주어 손색이 없지만 姜 원장은 여기서 어떻게 병원설립 목적을 잘 달성해 나갈 것인가를 고심하고 있다.

 姜 원장이 집착하는 대목은 무엇보다 병원의 설립정신이 노령화 시대를 대비한 노인전문병원의 실현에 있고, 분당신도시 주민을 위한 종합의료시설로의 기능을 부여받았기에 이 두 가지 역할을 조화롭게 수행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론 교육과 연구를 활성화시켜야 되는 대학병원의 역할 또한 충족시켜 야 된다는 소명의식이 있다.

 이런 과업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서라면 당장이라도 마스터플랜이 요구되지만 姜 원장은 그렇다고 서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제 조직의 안정화 기반을 이룬 만큼 당분간 내실을 기하며, 차근차근 목표에 접근하는 단계적 전략을 구상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직 기관의 거시적인 목표에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병원이 지난 1년 반 사이 진료부문에서 안정적인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전국의 주요 노인전문 병원 및 요양시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노인의료를 선도할 수 있는 기틀도 갖추기 시작한 성과는 고생한 직원들과 전임원장의 업적으로 삼고, 자신은 그 바탕 위에 실천가능 한 부문별 마스터플랜을 구상해 나가겠다는 의중이다.

 그 중에서도 姜興植 원장이 역점을 두는 부문은 교수진을 위한 교육 연구환경의 확충이다. 기관의 거시적인 목표인 노인전문병원의 완성은 시대의 흐름과 괘를 같이 하지만 교수들의 연구는 그 맥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그래서 서둘러 임상의학연구소를 개소 시켰지만 이것은 의지의 표현이고 당장 내년에 실험동물사육실을 준공하고, 장기적으로 임상의학연구동을 확보하는 노력에 경주하겠다는 얘기다.

 연구에 대해 강한 집착을 표시한 姜 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연구 여건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EMR, CDR 등 디지털병원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면 유용한 데이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어 임상교수들의 연구경쟁력 확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기관 차원에서 교수들의 논문설계와 통계확보에 필요한 지원체계를 강화하는데 투자와 지원을 늘릴 구상도 밝혔다.

 근골격계 방사선 진단 분야의 전문가로 일찍이 MRI 영상진단분야 영문교과서 3권을 집필해 학문적인 역량을 높이 평가받아 온 姜 원장은 음영만으로 질병을 짚어내는 방사선의학자 특유의 섬세함을 말해주듯 원무행정도 꼼꼼하기 이를데 없지만 직원들의 반응성은 오히려 더 높아져 조용한 카리스마를 느낄수 있다는 것이 보직자들의 평이다.

 학자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의 발족부터 작금 CEO로 나선 그는 생소했던 경영분야의 벽을 넘기 위해 누구에 말하거나 지시하기에 앞서 스스로 부딪혀 보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으며, 이론을 보충하기 위해 자습도 게을리 하지않아 결국 이런 실천이 직원들의 본보기가 되기도 한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인 姜 원장은 주변으로부터 양반 소리를 많이 듣는데 실제 그가 태어난 곳은 충청남도 예산이다. 예산 중에서도 비교적 산골인 봉산면에 진주 姜氏가 집성촌을 이뤘는데 그곳에서 7남매의 다복한 가정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은 경성사범을 나왔지만 향리를 위해 낙향하여 후학을 가르쳐 왔는데 그 영향으로 姜 원장도 자연스레 선생님을 꿈꿔오다 의사선생님이 되었다. 가정은 약대출신인 부인과 공학도인 두 아들을 두고 있다.

= 학력 및 경력 =

△서울고 졸업(71) △서울의대 졸업(77) △방사선과 전문의(82) △의학박사(85) △서울의대 교수(85∼현재) △캘리포니아대학연수(88∼89) △미국방사선의학회 회원(89) △근골격계 방사선과학연구회장(91∼95) △3차원의학영상연구회장(98∼현재) △아시아 근골격 학회장(03∼현재)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04.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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