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위해 32년간 병원약사 외길 걸었다

차등수가·병원약사 업무 변화 필요…의약분업·실거래가 상한제 기억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 안전관리를 위해 걷다보니 벌써 병원을 떠나게되는 시점에 왔다."

병원약사로서 32년간 길을 걸어온 서울대병원 김향숙 부장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그동안의 약제 업무에 대해 회고했다.

김향숙 부장은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배운것은 약에 대한 태도였다"며 "단순한 의약품 조제가 아닌 환자 안전과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신임 병원 약사 시절 조제 실수가 나면 선임이 약봉투를 후배 얼굴에 집어던지는 등 군기가 매우 무서웠다"며 "하지만 이는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약제업무의 기본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환자 안전에 대한 마인드부터 근무 환경까지 변하고 있는 만큼 병원 병원약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노력하고 이같은 노력에 대해 정부도 어느정도는 인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암제조제를 비롯해 주사조제나 임상약제업무, 팀업무 등은 모두 환자안전을 위한 행위이고 이에 대한 수가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

김 주장은 "병원이 과거와는 달리 업무 환경이 환자 위주로 변화하고 있고 이는 환자 안전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라며 "병원과 의사, 약사가 각각 따로가 아닌 환자, 그리고 환자의 안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약사 업무를 하면서 가장 생각이 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2000년 의약분업과 실거래가 상한제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의약분업 시 약제부에서 시위를 했던 것이 의사들이 손가락질을 하는 등 비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며 "그만큼 대립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렸고 그때 많이 울었던 거 같다"고 회고했다.

또 김 부장은 "그해 12월1일 시행한 실거래가 상한제 역시 일폭탄을 던져주는 정책이었죠. 일일이 몇 달간 밤을 새며 수작업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너무 힘들어 ‘그만 둬야할까’ 할 때마다 잡아주는 사람들은 병원약사였고 병원내에서 최고참이 되었지만 여전히 후배 병원약사들이 자기를 잡아주고 있다며 사람을 강조했다.

김 부장은 “단순한 외길이었지만 32년간 우직하게 앞만 보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병원약국은 내가 필요해서 선택했다면 이제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제 2의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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