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안정기조 유지 입장…의약계 수가계약 등 파국 불가피

1차 수가계약실무협, 수가협상 난항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2005년도 수가협상과 관련,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당 단가)를 현행 56.9원에서 2.08% 인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해 향후 수가계약은 파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단은 지난 5일 저녁 시내 팔레스호텔에서 개최된 제1차 수가계약실무협의회에서 의료공급자 단체인 요양급여비용협의회(회장 정재규)에 내년도 건강보험수가(의료수가)를 산출하기 위한 상대가치점수당 단가(환산지수)를 2.08% 인하할 것을 제시했다.

공단은 이날 수입증가율이 비용증가율보다 앞선다는 연구용역을 토대로 '-2.08%'의 수가인하안을 제시했고, 의약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향후 수가협상의 험로를 예견케 했다.

공단 주영길 재무상임이사는 "지난 2001년 건보재정 위기 당시 금융기관 긴급 차입으로 진료비를 지급했으나 이제 겨우 재정안정을 이루고 있다"며 "재정안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 이사는 이어 "요양기관의 원가 및 경영수지 분석 용역 결과 현행 환산지수에서 2.08% 인하하는 방안이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박효길 보험부회장은 "경영난에 허덕이는 의료기관에게는 두 자리수 인상도 어려운 판에 인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조기영(치협 보험이사) 간사는 "공단은 의료공급자들의 연구용역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지만 공급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요양기관들의 심각한 경영난을 감안하면 건보공단의 인하안은 횡포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조 간사는 따라서 "앞으로 공단과 만나 논의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향후 일정을 전면 거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공단 이평수 가입자상임이사는 의협측에서 "오는 8일 2차회의 때 연구결과 공개토론을 보류한다"고 나서자 "의료계가 제시한 안은 공감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의약단체는 "차라리 그럴 바에는 서로 제시안을 확인했으니 수정 보완해서 다시 제시안을 내자"며 수정안 제시없는 공개토론에 반대했다.

그러나 공단은 "8일 공개토론회를 해보면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이유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공개토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8일로 예정된 2차 실무협의 참석 여부에 대해 요양급여비용협의회측은 "납득할 수 없는 공단 제시안에 대해 실망했다"며 불참의사를 밝혔다.

◇상대가치점수= 요양급여에 소요되는 시간·노력 등 업무량, 인력·시설·장비 등 자원의 양과 요양급여의 위험도를 고려해 산정한 요양급여의 가치를 각 항목간에 상대적 점수로 나타낸 것.
◇환산지수= 상대가치점수를 수가로 환산하기 위한 점수당 단가.
건강보험수가= 상대가치점수×환산지수: 환산지수는 건보공단 이사장과 요양급여비용협의회(의약계대표)의 위원장간 계약 체결→계약체결이 안될 경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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