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레지던트 모집률 '105.3%'를 바라보는 씁쓸

"최악을 피한 전공의들이 차악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큰 틀에서 바꾸지 않으면 의사사회 전체의 몰락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어렵다 어렵다 말하던 산부인과가 전공의 모집률이 100%를 넘어서자 모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말한 내용이다.

92.2%의 충원률을 가진 내과의 몰락을 비교하며 주변에선 산부인과가 선전했다고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느끼는 '체감 온도'는 아직 싸늘하기 그지없다.

정부가 저출산 극복대책을 위해 산부인과 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소문도 들리지만 현장에서는 '먼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직도 현장에선 저수가와 의료사고의 위험 속에서 제 목숨 내놓듯이 분만을 수행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반이다.

내 자신이 10년 후, 30년 후 내 인생이 어떨지 생각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하는 레지던트들의 선택. 그 선택의 깊이만큼이나 국가의 의료정책이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 때 아닐까.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