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2004.8까지 225개 지사에서 총 12만8000건

안명옥 의원 "사생활 침해 우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개인정보 및 질병정보가 거의 모든 지사(전체 227개지사 중 225개. 99.9%)에서 아무런 규제없이 새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 동안 건보공단(본사 및 지역본부, 지사포함)이 외부에 제공한 개인급여내역정보의 건수는 총 12만8328건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개인급여내역정보에는 성명·주민번호 등과 같은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함께 질병내역, 진료내역 등이 수록돼 있다.

특히 공단에서 마구잡이로 유출된 개인급여내역정보는 검찰·경찰·병무청·법원은 물론 해양수산부, 면사무소, 군청, 대통령경호실, 지자체 등 기관의 성격을 구분치 않고 폭넓게 제공되고 있어 질병내역 등과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마저도 무분별하게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6일 건보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안명옥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2003년부터 2004년8월까지의 지사별 개인급여자료 제공현황'에 따르면 전체 12만8328건 중 본부는 6만7635건이었다.

나머지 6만693건은 서울(1개본부 30지사 5출장소)이 1만245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경기(35지사) 8414건, 부산(1개본부 12지사) 6639건, 인천(1개본부 7지사) 4996건, 경북(23지사) 4594건 등 순이었다.

또한 지역본부를 제외한 지사 중에서 부산의 사하지사가 1691건으로 전국에서 최고의 개인급여내역정보 제공건수를 기록했으며, 서울에서는 서초남부지사가 1613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에서는 수성지사가 857건, 인천에서는 남동지사가 1388건이며, 그 외 부천북부지사 1601건, 안양만안지사 1574건 등으로 이들 지역에서도 높은 개인급여내역 제공률을 보였다.

안명옥 의원은 "개인급여내역 정보에는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더불어 질병내역까지 들어있어 자칫 잘못 유포될 경우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병정보가 들어있는 개인급여내역이 대통령 경호실, 지자체, 철도청 등과 같은 이해할 수 없는 기관에까지 제공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안 의원은 "외부에서 개인정보를 요구했을 때 이를 처리하는 부서가 일원화돼 있지 않고 본사의 보험급여실, 정보관리실, 급여관리실, 자격징수실 등 각기 제각각"이라면서 "게다가 지역본부 뿐 아니라 개별 지사도 특별한 절차 없이 실무진의 판단만 있으면 어디든지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있는 현실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발간된 건보공단의 업무보고 자료에서도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의 실태를 인정하고 개인정보 관리실태 및 철저한 관리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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