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인 아이템으로 한국의료 기틀 세울 때'

"개원가 건강식품·비만·피부관리 열풍은 바람직 못해"

▲ 이종욱 교수
"정년 퇴임은 하늘같은 선배들만 하는 것 인줄 알았는데 제가 이 자리에 서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난 23년간의 정든 교정을 떠나는 서울의대 이종욱 교수는 소감을 이같이 밝히고 "건강과 능력에 비해 물러날 시기가 일찍 찾아온 것 같다"며 정년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 교수는 "의대교수는 수준높은 진료와 후학을 양성을 위한 교육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등 3박자를 갖추어야 한다"며 "이제 선진국 시스템의 모방이 아닌 한국만의 창조적인 아이템으로 국제사회의 봉사할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 정부의 교육과 의료정책은 평준화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여러 가지 불합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럴 때 일수록 의료계가 적극 나서 문제제기와 해결을 위한 사회적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의료계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특히 의사 직종이 과거 존경과 선망의 대상에서 좋은 일을 하고도 욕을 먹는 존재로 전락된 느낌이라며 현재 개원가에서 불고 있는 건강식품, 비만, 피부관리 열풍은 이러한 악순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00년 의료대란을 회상하면서 "의약분업 사태는 현상에 불과할 뿐 본질은 밑바닥에 묻힌 채 국민에게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진 것이 못내 아쉽다"며 "교과서적인 진료를 위해서는 급속히 발전하는 의료행위를 정부가 통제하지 말고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해안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부실 의대 통합과 의학전문대학원 문제, 서울대 한의대 설치 등 현안 문제에 대한 본인의 소신을 피력하면서 "중요한 것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이지 압력과 대중심리에 의한 그릇된 제도와 정책이 아니다"라며 현 교육과 보건정책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의료계의 몇 안되는 달변가로 통하는 이종욱 교수는 1939년생으로 △서울고(57년) △서울의대(63년) △미국 뉴욕 Mt. Sinai 의대 조교수(73~81년) △비뇨기과학회 이사장(94~96년) △서울의대 학장(00~04년) △서울의대 비뇨기과 교수(81~04년) △의학교육평가원장(03년~現)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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