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주의+경쟁주의' 혼재…외부변화에 둔감

인사·리더십·인간관계도 문제점 산재

서울대 김명언 교수팀 진단결과

서울대병원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처방이 내려졌다.

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이 최근 열린 '의대·병원 합동 간부 워크숍'에서 발표한 '서울대병원 조직문화 진단결과'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관료주의형 문화와 경쟁지향형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병원의 제안으로 서울대 심리학과 김명언 교수팀이 작성한 이번 보고서는 지난 3월 20일부터 7월 6일까지 서울대병원 의사직과 간호직, 보건직, 사무직, 약무직 등 직종별 인터뷰와 설문조사로 분석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전 및 경영분야에서는 '비전 21' 선포 이후 구성원 대다수가 위기감과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인 실천적 전략과 방안이 부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사분야에서는 분배와 절차, 제도의 공정성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으며 타팀이나 부서의 이동을 원하는 이동 희망율도 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리더십 및 경영방식 평가에서는 전공의가 평가한 진료과장의 리더십 효과성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반면, 병원조직에 대한 신뢰도는 양호한 것으로 진단됐다.

특히 서울대병원의 조직문화의 경우, 관료주의형과 약간의 경쟁지향형이 복합된 성격을 띈 가운데 △외부환경변화 둔감 △팀워크와 인재육성 취약 △개인주의 경향 높음 △주인의식 결여 등으로 분석돼 외부 환경에 대한 조직의 탄력성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더불어 직종간 갈등의 원인으로는 △의사→타직종:상호존중 결여 △타직종→의사:의사의 우월감, 권위주의적 태도 △비의사→비의사:상호 업무이해 부족 등을 꼽았으며, 직급이 낮을수록 직종내 갈등을 높게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조직의 냉소주의가 10%에서 존재하며 의사직을 제외한 직종군은 직업 재선택시 긍정(18%)보다는 부정(50%)적인 평가가 많아 직업 자체가 주는 매력이 크지 않음을 반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명언 교수는 제언을 통해 "직종간 갈등해소와 팀워크를 증진시킬 수 있는 단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조직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간 연계성 및 리더 직책의 인선 전·후 교육 강화, 인사제도 분배와 절차의 공정성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직문화 진단은 서울대병원의 현 위치를 가감없이 투영한 것으로 조직내 체질개선과 화합을 위한 현 집행부의 경영전략과 향후 행보에 중요한 잣대로 작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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