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촉진^시력 보호에도 효과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으로 호두나 은행, 밤 등 단단한 열매를 깨뜨려먹는 부럼이 있다. 한 해 동안 얼굴이나 피부에 부스럼이 나지 말라는 기원을 담고 있는데, 개암도 여기에 포함됐다고 한다. 옛 문헌인 고려사지에는 제사를 지낼 때 개암을 썼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에도 밤과 함께 제수품으로 사용돼 세금으로도 거둬들였다고 하니 중요한 자원으로 취급됐음을 알 수 있다.

개암나무의 열매는 진인이나 진자, 산백과, 산반율 등으로 불리는데, 옛 농서인 구황촬요나, 증보산림경제 등에는 흉년의 구황식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동의보감에는 `기력을 돕고 장과 위를 잘 통하게 하며 배고프지 않게 한다. 식욕이 당기게 하고 걸음을 잘 걷게 한다'고 했다.

개암에는 지방유, 단백질, 당분이 풍부하고 강장 효과가 있어 몸이 허약하거나 식욕부진일 때 먹으면 좋고, 눈을 밝게 해주는 성분이 들어 있다. 또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 쓰거나 등잔불을 밝히는 기름으로도 쓰였는데, 북부지방 일부에서는 잡귀를 쫓아내는 의미로 특별히 첫날밤의 신방에 개암기름 불을 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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