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절임 가공 케이크 장식용으로 사용

藥이되는 식물 〈43〉…제비꽃
이른 봄 논둑이나 밭둑 등지에 제멋대로 자주색꽃을 피워내는 제비꽃은 그 크기에 비해 서민들로부터 사랑을 몹시도 많이 받은 꽃이다. 오랑캐꽃이라고도 불리는데, 꽃의 모양이 오랑캐의 투구모양을 닮았다고 하는 이도 있고, 수천년 동안 외국으로부터 침략을 받아오면서 3~4월 제비꽃이 개화할 즈음이면 오랑캐들이 쳐들어왔음이 상기돼서 지어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제비꽃의 영명은 바이올렛(violet)인데 이는 꽃색깔이 자주색인데서 연유한다. 고대 로만인은 꽃다발 장식을 목에 걸어 연회에서 술에 취하지 않도록 했으며, 여성은 꽃에서 채취한 염료를 눈꺼풀에 발라 아이새도우를 했다 한다. 제비꽃의 잎으로는 바이올렛차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애용됐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꽃의 색과 향을 열탕에 옮기고 설탕을 가해서 채워 만든 차는 통변이나 눈의 염증, 불면 등에 효과가 있어 영국의 약국에서 판매했다고 한다. 이 꽃의 와인은 고대 로마인도 만들었으나 특히 프랑스인이 옛부터 즐겨 요리에 사용했다. 또 제비꽃의 꽃잎을 삶아 으깨서 가루, 우유, 벌꿀로 단 맛을 가한 것으로 귀족들이 즐겼다. 향과 색내기 위해 쓰이는 일이 많았는데 제비꽃 시럽은 샤베트에도 이용됐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찰스 2세 시대 제비꽃의 설탕절임은 좋아하는 과자의 하나로 즐겼고 바이올렛 플레이트로 불렀다. 지금도 꽃의 설탕절임은 프랑스에서 만들어 수출되고 있을 정도로 케이크의 장식 등에 선호되고 있다. 제비꽃의 잎은 민간에서 해독이나 항염증 등의 외용제로 쓰였으며, 통경제나 사하제로도 쓰였다. 부인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