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BP-1' 단백질 過발현 발견…치료제 개발 청신호

소아뇌졸중 질환의 하나인 모야모야병의 원인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규명돼 관련 치료법 개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왕규창 교수팀(김승기, 조병규)은 19일 '소아 모야모야병 뇌척수액에서의 CRABP-1 단백질의 과발현' 논문에서 "모야모야병으로 확진된 환아 20명의 뇌척수액에서 'CRABP-1'이라는 특이 단백질이 정상아에 비해 12배 가량 많은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아 뇌혈관이상의 대표적 질환인 '모야모야병'은 주로 10세 이하에서 발생하며 대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목동맥 벽의 안쪽이 점차 두꺼워져 혈액공급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역할을 담당한 'CRABP-1'은 'retinoic acid'라는 비타민 유도물질과 결합한 단백질로, 학계에서 retinoic acid는 bFGF, PDGF 등 목동맥 벽의 안쪽을 두껍게 하는 인자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목동맥 내부를 두껍게 하는 bFGF 등의 발현을 억제하는 retinoic acid를 CRABP-1이 상쇄시켜 결국 목동맥의 혈액 공급에 장애를 초래해 모야모야병을 발생시킨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

 이와 관련 왕규창 교수는 "지금까지 모야모야병은 목동맥 안쪽의 혈관이 좁아져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 연구로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접근하게 됐다"며 "수술적 방법에 의존한 현 치료에서 향후 약물을 이용한 치료방법을 개발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과 생명과학 벤처사인 인투젠이 공동연구한 이번 결과는 '소아 모야모야병 뇌척수액에서의 CRABP-1 단백질의 과발현' 제목으로 뇌혈관계 분야 세계적 의학저널인 'Stroke'誌 최근호(2003년 1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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