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3社 제품 수출차질 예상돼 급히 예산 수정 통과



내분비연구 등 4개사업비 삭감…1,200평규모 건립

내년 식약청 예산중 당초 정부안에서 변경돼 총 39억원의 예산으로 금년중 신축키로 한 생물학적제제 실험동은 WHO(세계보건기구)로 수출되고 있는 국내 백신제품의 품질과 관련, WHO측이 식약청 시찰결과 국가검정능력의 취약으로 수입이 곤란하다는 의견을 밝힌데 따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4일 국제백신연구소와 식약청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말 식약청의 백신국가검정능력에 대한 시찰 결과 무균실을 갖추지 않고 실험시설이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치 않는등 국내 백신3사의 간염백신제품을 더이상 납품받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세계보건기구의 입장은 서울대학교내에 있는 WHO산하 국제백신연구소의 국제협력처장을 맡고 있는 이정길(李正吉) 박사가 식약청에 알려옴으로써 뒤늦게 백신품질시험의 국제적 기준을 맞추기 위한 생물학적제제 실험동을 신축한 원인이 됐다.

세계 빈민국에 대한 간염퇴치사업과 백신신제품 개발 촉진등을 벌이고 있는 세계보건기구는 현재 우리나라 녹십자·동신제약·제일제당등 3개사의 간염백신제품을 연간 약 400만달러어치 수입하는 것을 비롯, 美스미스클라인비챰등 여러 제약기업으로 해마다 막대한 금액의 백신을 납품받고 있다.

식약청은 이같은 WHO의 입장이 알려지자 정부안을 국회에 넘기기 직전 부랴부랴 기존 사업예산비를 깍아 총 39억원의 실험동 신축 신규예산을 마련해 국회에서 통과됐다.

WHO에 납품되고 있는 국내백신제품은 금액적으로 얼마 되지 않지만 국내 의약품 수준에 대한 세계적인 인증과 같은 기대효과에다 어차피 국가검정시험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실험동 신축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험동 신축으로 깍인 각 사업예산은 ▲내분비장애물질평가사업비 5억 ▲유전자식품표시제사후관리 8억 ▲지방청사 신축 18억 ▲정보화전산사업 8억 등 4개부문 39억원이다.

식약청은 특히 이왕 생물학적제제 실험동 신축을 하는 김에 기존에 청사가 비좁아 여러 가건물로 흩어져 있는 평가부를 한 데 모아 업무효율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총건평 1,200평 규모의 실험동을 올해안에 신축할 계획이다.

식약청 청사는 충남 오송보건의료단지의 이전 계획으로 인해 인력 및 시설 증가에 따른 업무공간의 협소에도 불구하고 필요할 때마다 가건물을 짓거나 기존 건물을 넓히는 식으로 판자촌을 연상케 할 정도로 여러 가건물로 나뉘어져 있어 직원들이 어려운 근무여건에서 지내왔다.

한편 식약청의 생물학적제제 실험동과 함께 국립보건원도 올해 자체 청사를 짓기로 해 충남 오송단지의 양 기관 이전과 관련해 전체적인 사업협의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조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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