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 가운을 벗고 손에 청진기 대신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를 잡은 의사들의 3중주가 한양대구리병원 로비를 채워 눈길.

이번 공연으로 일곱 번째를 맞는 구리병원의 '환우와 가족을 위한 음악회' 현장에는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도, 고통스런 신음소리도 잠시 잊혀진 채 아름다운 선율과 소프라노 노경수(신경정신과 전공의)의 목소리만 충만.

이 공연은 오재원 교수(소아과)가 제안한 행사로 오 교수가 직접 바이올린을, 이규정 음악치료사가 피아노를, 자원봉사자 박동규군이 첼로를 맡았으며 주변에서는 아마추어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이들을 전문 음악인으로 착각했다는 사람들도 비일비재.

특히 고등학교 2학년까지 음악가를 꿈꿨던 오 교수는 한양의대 재학시절 의대 오케스트라 '키론'을 통해 못다한 꿈을 이어갈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인물. 오 교수는 매월 음악회를 차질없이 이어오고 있으며 음악회를 위해 병원에 피아노를 기증하기도.

주위에서는 음악과 의학의 신인 키론처럼 오 교수도 음악으로 아픈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싶어하는 구리병원의 키론을 꿈꾸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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