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사장

지난해 중기청이 선정한 '20대 성공 벤처'에 바이오벤처기업으로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크리스탈지노믹스(사장 조중명)는 국내 몇 안되는 신약개발 벤처기업이다. 이 저력있는 기업의 중심에는 기술이라는 날줄과 비전이라는 씨줄로 짜임새있는 경영을 다져가고 있는 조중명 사장이 있다. 잘나가는 대기업의 연구소장 자리를 팽개치고 신약 개발에 투신한 그에게서 사업성공의 비결과 국내 바이오산업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중기청 선정 성공벤처 20개사에 포함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단 인재풀이 우수하다. 60명의 연구인력 중 20명이 박사이며, 이들에겐 신약개발이라는 뚜렷한 비전이 있다. 앞서 94년부터 2000년까지 LG화학 연구소 소장으로 머물면서 유전공학에 대한 경험과 연구를 상품화시키는 노하우를 쌓았다. 또 전세계 6개국만 보유하고 있는 단백질 구조 규명에 필수적인 방사성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경험과 연구인력, 장비를 바탕으로 외국 제약사와 라이센싱 계약을 맺는 등 활발한 기업활동을 벌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요즘 몇몇 바이오기업을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데.

 ▲초기 벤처 캐피탈이 묻지마 투자식으로 진행되면서 기업 선별작업이 배제됐다. 특화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위주로 지원이 됐어야 하는데 대부분 건강식품 업체 등에 무분별하게 자금이 쏟아지면서 이들 업체만 양산한 결과를 낳았다. 건강식품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외국 제약사 및 연구기관과 제휴를 맺고있는데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느낀점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 이들 기업을 포함, 여러 외국 기업들과 왕래를 자주 갖게되면서 경영 태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약개발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많은데.

 ▲성공 확률이 낮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IT분야의 경우 독점 기업일지라도 전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밖에 되지않는다. 그러나 신약개발산업은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 규모가 커지는데다가 최대 25년 동안 특허가 보장된다. 따라서 하나만 성공하면 나머지 실패작의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

 -BT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에 대한 견해는.

 ▲BT의 90%는 의약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지원은 1/10도 안되며 상당 부분이 산업체보다는 기초연구, 연구소에 배정되고 있는 현실이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면역치료제, 항체치료제 등은 BT시장에서 극히 일부분이며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희박하다. 신약개발에 정부지원금 대부분이 투입돼야 한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현재 국내 벤처는 자금조달이 힘들다. 외국의 경우 초기 씨드머니서부터 기업 상장까지 자금을 지원해준다. BT분야는 상업화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자금이 지원되는 기간은 턱 없이 짧다. 한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고 있는 분야가 BT다. 당장 눈앞의 실적보다는 장기간에 걸친 안목에 기반을 두는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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