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는 다국적제약사들에게 험난한 시기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원외처방 조제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7월 원외처방 조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한 것에 이어 8월에는 6.8%나 떨어졌다.

7월 조제액은 2375억원에 그쳤고 8월은 2265억원으로 처참했다.

조제액에서는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와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를 보유한 베링거인겔하임만이 성장세를 보이며 양호한 성적을 보였을 뿐 사노피의 항혈전제 플라빅스가 25% 감소하는 등 대부분 제약사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원외처방 조제액이 제약사 곳간 상황을 보는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제액 자체가 떨어졌다는 것은 분명 제약사에게 청신호는 아니다.

이보다 더 큰 걱정거리는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이다.

복지부는 사용량-약가 연동제 개선안을 통해 청구실적이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하고 연간 청구금액이 50억원 이상 증가하면 보험 약가를 인하키로 결정했다.

이에 다국적제약사들은 약가규제가 더욱 강화된 조치라며 난색을 표했다.

대부분의 정부 정책에 큰 반발없이 지내왔던 KRPIA조차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해서는 “기업의 투자 의욕과 신약 개발 의지를 저하시킬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여기에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10월부터 한국노바티스 한국법인이 독립지사에서 아시아 클러스터의 일원으로 편입되는 등 다국적사들이 국내 시장에 대한 매력을 점점 잃어 등을 돌리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잔인했던 3분기에 이어 4분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상황이 별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곧 이루어질 다음 해 예산안 편성에 따라 다국적제약사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은 애증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다국적사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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