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17개 단체 성명…원로의사들도 반대 가세

의협, 철회 촉구…4일 공청회 열어 국민운동 모색

 포괄수가제(DRG)확대 시행을 반대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의협은 1일 현재 개원단체, 학회, 전공의협 등 17개 단체가 DRG 확대시행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협회차원에서 DRG 저지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지난달 29일 '전국의사 반모임'과 30일 의협 고문단 및 자문단 회의 등을 잇따라 열어 DRG 확대 시행의 부당성을 거듭 확인한데 이어 1일 오후3시 김재정 회장과 회장단이 복지부를 방문, 의료계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철회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의협은 4일 오후2시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정부와 심평원, 학계, 시민단체, 의·병협 등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DRG 제도 강제시행에 따른 문제점 및 개선 방안이란 주제의 공청회를 개최, 건강권 보장 및 의권 회복을 위한 차원에서 반대 서명 운동을 일반 국민들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제1차 전국의사 반모임'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직후 김재정 회장은 "하루에 몇 명의 환자를 보면서 고작 2-3만원을 손에 쥐고 집에 들어가야 하는 현실에 대해 죽고 싶다고 하소연 해온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며 "동네 의원들이 다 죽어 가는 참담한 현실 속에 의료계가 하나로 뭉쳐야만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감회를 피력했다.

 이날 수원시 장안구 5반 모임에 직접 참석한 김재정 회장은 "많은 회원들이 잘못된 수가체계를 개선해 줄 것을 집행부에 주문했다"면서 "2000년에 뭉쳤던 것처럼 최일선 조직인 반모임 행사를 더욱 활성화하고 투쟁조직을 재건할 때 의권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30일 오후5시 조선호텔에서 열린 의협 주최의 '명예회장 및 고문 회의'에서는 한격부, 문태준, 손춘호 명예회장과 권이혁, 백낙환, 김순용, 조세환 고문을 비롯해 이채현 대의원회 의장, 신상진 전 의협회장 등 30여명의 원로 회원들도 정부의 포괄수가제의 전면 실시에 반대한다는 결의를 밝혔다.

 특히 20대와 22대 의협 회장직을 역임한 한격부 명예회장은 "1956년부터 2년간 스웨덴과 영국에서 공부했을 당시 사회주의 의료제도의 도입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의사들이 강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됨으로써 결국 의사들은 월급쟁이로 전략하고 말았다"며 시행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태준 명예회장도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실도 뽑지 못한 상태에서 퇴원을 하라고 하는 것은 의사의 권위를 최대한 존중해 주고 있는 미국에서나 가능한 얘기"라며 "국내 의료풍토에선 환자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DRG가 강행될 경우 원로들이 앞장서서 의협을 돕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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