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어패류 다회섭취시 암 발생 가능성 증가시켜

조리시 발암물질 생성과 연관-비타민·섬유소 항암효과
서울의대 등 공동연구팀, 식습관 관련 대규모 설문조사 결과

채소와 과일, 두부 등을 많이 섭취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국내 역학조사 결과가 제기됐다.

서울의대 외과 노동영,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팀(국립암센터 이상아)은 14일 '식이요법과 유방암 발생과의 관련성에 대한 환자-대조군 연구' 논문에서 "육류와 어패류, 난류 등은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높이며 채소류, 과일류 등은 위험도를 낯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방암 발병에 대한 식이요인의 영향은 많은 유방암 연구자들이 주 관심 대상이 되고 있으나 국내 유방암 환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식습관 관련 대규모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진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서울 4개 대학병원(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보라매병원) 유방암 환자 1,068명과 대조군 환자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식이습관과 유방암 발생과의 관련성을 평가했다.

조사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징으로는 환자군이 평균 47.9세이고 대조군은 46.9세로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과체중을 보이는 여성은 환자군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또한 학력이 높을수록, 평생동안 에스트로겐의 노출되는 정도가 높을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방암 발생의 '상대적 위험도'(odds radio, OR)에 대한 조사결과, △견과류:1.9 △곡류:1.8 △감자류:1.8 △버섯류:1.5 △난류(계란 등):1.6 △육류:1.5 △어패류:1.5 등의 수치를 보여, 이들에 대한 일일 섭취횟수가 많을수록 유방암 발생 가능성도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녹황색 채소:0.6 △과일:0.7 △해조류:0.7 △두류:0.8 등은 섭취양과 횟수가 많을수록 암발생 위험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역학조사를 담당한 강대희 교수는 육류의 경우, 지방과 유방암 발병과의 관련성에 대한 학자간의 논란이 있으나 최근 들어 조리법에서 비롯되는 발암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육류와 어패류 조리법을 고려할 때 이로 인한 위험성은 클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곡류의 상대적 위험도가 높게 나온 것은 밥이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전체 에너지 증가가 암 발생의 위험적 요인이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채소와 과일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 A, 비타민 C, 카로티노이드 등의 특정 미량 영양소와 또 다른 구성성분인 섬유소 섭취가 유방암 발병 위험도를 낮추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연구진은 풀이했다.

특히 공동연구팀은 두류가 유방암 위험도를 감소시킨 점을 주목하면서 이들에 포함된 phytoestrogen의 estrogen-like 효과가 유방암 발병에 예방적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노동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식이습관과 유방암 발생 위험도와의 연관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뿐 직접적인 관계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향후 개인의 유전적 요인과 인체내 에스트로겐 대사 등 다양한 환경적 위험인자가 복합돼 연구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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