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의료기관 운영 정상화 위한 긴급 수혈책 절실

의약분업 시행 이후 초진료 17.1%-재진료 20.0% 각각 줄어

대한개원의협의회, '개원 및 휴·폐원 현황' 실태 조사에서 밝혀

올 한해동안 의원급 휴·폐원율이 두 자리 숫자인 10%선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국내 의료체계의 근간인 1차 의료기관의 붕괴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운영 정상화를 위한 긴급 수혈 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의약분업 시행 직후부터 금년 3월까지 내과계 의원급 초진료는 17.1%, 재진료의 경우 약 20.0% 정도 인하되는 등의 경영악화 요인에 의해 1차 의료기관의 절반 가량이 이미 마지노 한계선인 손익분기점 상에 놓여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이같은 사실은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종근)가 가정의학과와 내과, 소아과 등 내과계 1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개원 및 휴·폐원 현황'을 조사한 실태 자료에서 밝혀졌으며, 진찰료 인하와 내원 환자수 및 운영 수입 감소 등으로 인해 최근 휴!폐원 의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

특히 1차 의료기관의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 '진찰료' 부분의 경우 의약분업 시행 직후인 2000년 9월 초진료는 12,000원, 재진은 8,900원이었으나 2년 반 정도 경과한 금년 3월을 기준으로 각각 9,950원과 7,120원으로 줄어 초진료는 -17.1%, 재진료의 경우 -20.0%의 변동율을 나타냈다.

또한 '내원 환자수'에서도 소아과개원의협의회에서 자체 조사(서울지역 124개 기관)한 바에 따르면 금년 5월 기준 일평균 50명 이하 진료 비율이 56%를, 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가 전국 564개 1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 결과(금년 6월을 기준)에서도 일평균 50명이하 진료 기관이 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수입 감소' 요인에서도 지난 2001년에 비해 2003년의 경우 진찰료 수입만으로 월평균 300만원의 순이익 감소가 발생한 것은 물론 금년 3월 수가 인하분이 반영된 4-6월을 기준으로 기관당 청구액도 의원급만이 -16.3%(2002년)와 -13.4%(2003년)를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아울러 휴·폐원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8.2%가, 그리고 2003년 6월 현재 5.4%인 1,250 의원급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총 23,472여곳 의원 가운데 휴!폐원 기관이 2,500여 곳을 상회하는 약 10.7%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갈수록 열악해지는 경영 여건으로 동네 의원들이 점차 설 땅을 잃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김종근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개원 연한이 15년 또는 의사의 연령이 50세가 넘으면 진료 환자수도 급감해 55세 이후 손익분기점(월평균 40명 이하) 이하의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자료 조사나 분석 결과 등을 정부측에 제시함으로써 개원가의 힘들고 어려운 현실이 정책 결정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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