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5% ‘병원 그만두고 싶다’…열약한 노동조건이 원인

의료연대본부, 11개 종합병원 간호사 설문조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간호실무사 제도 도입 등 공급확대 정책 추진보다 병원 간호사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

최근 정부의 간호인력 제도 개선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에서는 산하 11개 종합병원 간호사 1951명을 대상으로 2013년 4월~6월 두달간 설문조사를 실시했, 이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 간호사의 74.5%가 일이 힘들어서 병원을 그만두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에 비해 ‘업무량과 업무수준에 비해 인원이 부족하다’는 문항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이들의 비율은 81.5%에 달했으며, ‘결원이 발생되어도 즉시 충원되지 않는다’는 문항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이들의 비율은 73.0%에 달했다.

또한 ‘몸이 아파도 대체인력이 없어 쉴 수가 없다’는 문항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이들의 비율은 71.0%, ‘일이 바쁘거나 부서모임이나 회의 등으로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문항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이들의 비율은 58.5%에 조사됐다.

특히 현재 대다수 병원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간호사 부족 및 수급 불균형 문제의 주된 원인은 간호사의 열악한 노동조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야간노동으로 인한 개인의 건강 및 삶의 질 저하,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량 및 노동강도의 증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증가, 그로 인한 환자, 보호자 민원 증가,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병원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간호사들이 병원 현장을 떠나고 있는 것.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간호 인력 풀을 늘리고 간호대학 졸업생을 많이 배출하더라도, 병원 간호사 노동조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높은 이직률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간호 인력 공급만 늘린다면 병원에 들어왔다 얼마 일하지 않고 퇴직하는, 이른 바 ‘회전문’의 속도만 빨라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병원 간호사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교대 노동자 노동시간 단축, 월 야간노동 시간제한, 간호사 인력 확충, 권위적 병원 문화 개선 등의 구체적인 대책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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