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약품시장이 '파이를 키우는 과정'보다는 '파이 빼앗기 게임'으로 전환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국내제약사들의 경우 이미 의약분업 특수가 사라진 상황에서 아직도 특수를 그리워하면서 두자릿수 성장(매출)일변도의 영업정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나 결과는 성장 둔화와 수익 악화라는 엉뚱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1분기 확정실적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상장제약사들의 경우 매출은 8.22% 증가에 그치고 영업이익은 8.08% 감소한 것이다. 제품경쟁력이 약한 코스닥제약사들의 경우는 그 현상이 더 심화돼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23%증가에 그치고, 영업이익은 14.28% 감소했다.

 이는 국내제약사들이 분업 정착 이후 한정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영업사원을 충원하고, 의사·약사에게 자사제품의 처방을 유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투자한 만큼 시장규모는 커지지 않고 있는 반면 영업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은 악화되고 있는 것.

 이에 비해 제품경쟁력이 있는 다국적제약사들의 경우는 끊임없는 신시장개척을 통해 성장하고 있어 대조된다.

 작년에 다국적제약사들은 우리나라에서 20%대의 성장(작년 상장제약사는 12%대)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57%나 대폭 증가했다. 특히 5년 후 다국적제약사가 우리나라 처방의약품시장의 70%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다국적제약사들이 매출의 10%에 달하는 R&D투자를 통해 비만치료제, 발기부전치료제 등 계속해서 새로운 시장, 즉 '파이를 빼앗기보다는 파이 키우기'에 공들인 결과다.

 그러나 국내제약사 최고경영자들 중 일부는 '연구개발 안 해도 먹고사는데 지장 없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연구개발투자(제품경쟁력)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하다.

 그동안 연구개발 안 해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생동성시험품목 확대 등 주변 환경변화로 인해 갈수록 제네릭시장에서의 경쟁은 첨예화 될 것이기 때문에 수익은 계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다.

 분업 이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노력 없이 남이 일궈 논 시장에 제네릭을 갖고 영업사원 충원을 통해 의사의 처방을 유도하려는 전략이 이제는 경쟁심화로 인해 리스크(일부 리베이트영업과 사후관리에 따른 약가인하)가 점점 커지고 있어 바람직한 경영모델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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