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관리 놓고 논란일 듯…미국산 PCR 검사기 도입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국내 사스환자 판정기준에 여행경력과 임상적 증상뿐 아니라 실험실적 검사 결과도 적용된다.

이것은 실험실적 검사의 유의미성을 인정, 사스환자 관리대상을 의심환자이면서 보균자인 사람까지로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추정환자는 아니지만 감염이 확인된 환자의 판정과 관리를 둘러싼 논란은 정리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존 의심환자 중 PCR 양성을 보인 3명에게 바뀐 기준을 적용할 경우 추정환자로 분류될 수도 있다는 문제점과 함께 현재 독일산 진단시약으로 PCR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4명의 의심환자도 두 차례 이상 검사를 진행해 양성으로 나오면 추정환자로 분류하는 WHO 기준에 합치하게 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WHO 권고= WHO는 지난 2일 "사스 의심환자이면서 중합효소면역반응(PCR), 바이러스 분리배양, 바이러스 항체검사 중 한 가지에서만 양성이 나오면, 즉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면 추정환자로 분류할 수 있다”며 기존 판정기준에 실험실적 검사 결과를 도입했다.

WHO는 또 각 검사의 적정한 질(質) 관리를 위해 구체적 조건을 제시했다. 특히 PCR 검사는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가검물 검사’나 ‘동일한 종류의 가검물을 질병 경과 중 2일 이상 간격으로 채취해 검사’ 또는‘두 가지 다른 PCR 또는 PCR의 반복’중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검사의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했다.

WHO는 그러나 이같은 변화된 기준을 각국별로 상황에 맞게 해석할 수 있으며, 기존 분류 환자들에게 소급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다.

◇국내 판정기준 변화= 국립보건원은 WHO의 기준을 준용, 의심환자에 대한 세 가지 실험실적 검사 중 한가지에서만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오면 사스 추정환자로 분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바이러스 분리배양이나 항체검사는 시간이 오래 걸려 환자의 상태가 없어진 이후에나 알 수 있으므로 환자 관리에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은 5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PCR 검사가 가장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PCR 검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독일산 PCR 검사기 대신 1주일 안에 미국에서 보다 정확한 PCR 검사기를 도입하고, 국립보건원 외의 또 다른 한 곳에서 함께 검사를 진행해 두 곳 모두에서 양성이 나올 때만 감염자로 인정키로 했다.

◇논란거리=우선 기존 의심환자 중 PCR 양성을 보인 3명은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추정환자로 분류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또 현재 독일산 진단시약으로 PCR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4명의 의심환자도 두 차례 이상 검사를 진행해 양성으로 나오면 추정환자로 분류하는 WHO 기준에 합치하게 된다. 미국산 시약이 도입되기까지 1주일간의 공백기에 신고접수되는 의심환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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