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환자 바이러스 양성이면 추정환자로

앞으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의심환자에 대한 각종 바이러스 검사에서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추정환자로 분류된다.

국립보건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스 환자에 대한 진단기준을 변경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이를 준용, 한가지 이상의 실험실적 방법에서 사스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사스 추정환자로 분류하겠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실험실적 방법은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와 항체검사, 바이러스 배양검사 등 3가지로 WHO는 검사 결과를 환자 판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검사실의 적정한 질 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WHO는 이 중 PCR 검사의 경우 양성으로 인정되려면 △2가지 이상의 다른 가검물로 검사를 했거나 △동일한 종류의 가검물을 2일 이상 간격으로 채취해서 검사했거나 △2가지 이상 다른 장비나 시설에서 검사를 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보건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중 3번째 기준을 채택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국립보건원 외에 별도의 실험실을 지정, 양쪽에서 실행한 PCR 검사 결과 모두 양성일 경우에만 적용키로 했다.

또 항체검사는 △급성기 혈청에서 음성이었다가 회복기 혈청에서 양성으로 나왔거나 △급성기 및 회복기 혈청에 대한 검사 결과 항체가(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의 수)가 4배 이상 증가한 것이 확인된 경우 인정된다.

아울러 바이러스 분리검사는 검체에 관계없이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가 분리(양성반응)되면 인정된다.

바뀐 진단기준이 소급적용될 경우 국내에 PCR 양성반응자 5명 중에서 의심환자 3명은 사스 추정환자로 분류될 수도 있으나, WHO에서 소급적용은 하지 않도록 해 기존 환자에 대한 재분류는 하지 않기로 했다.

보건원은 또 현재 국내에서 사용중인 독일제 PCR 진단 키트 대신에 훨씬 정밀한 검사를 할 수 있는 미국 질병관리청(CDC)의 진단키트를 곧 공급받아 검사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와관련해 보건원 관계자는 "WHO가 기준을 변경한 것은 X-선 촬영 결과와 증상만으로 하던 사스 환자 진단을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까지 확대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런 식으로 환자를 분류해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면 사스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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