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상간 `가로채기' 시비…제약사 확고한 의지 필요

구조상 모든 병원 입찰에서 당연한 것이겠지만, 제약회사를 지정했느냐 여부에 따라 낙찰가격이 심하게 차이를 보였다. 단독 지정한 품목별에서는 대부분 도매상들이 감히 내려쓸 엄두를 못했고, 2~5개 제약사로 경쟁시켜 놓은 항생제 항암제 등이 포함된 비율제에는 `허리가 잘려나갔다(50%)' 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입찰에서 16억원 규모의 `산디문' 2품목과 `알부민'(그외 2품목을 포함 13억4,000만원 규모), 그리고 11억3,000만원 규모의 수액제(단가총액 2번 그룹)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같은 시각은 당초 예상과 달리 의외 업체가 낙찰을 시켰다는데 있다.

산디문은 노바티스로 단독 지정되어 있어 생산제약사의 의지에 따라 낙찰도매상의 고통 수위가 달라질 수 있으나 알부민과 수액제는 경쟁품목이라 공급제약회사가 바뀔 수 있다는데 있다. 알부민은 녹십자와 동신제약, 수액제는 중외제약과 제일제당이 경합되어 있고, 그동안 녹십자와 제일제당 제품이 각각 공급되어 왔다. 아직 단정할 수 없으나 알부민은 녹십자에서 동신제약으로 변경되고, 수액은 사연(?)있는 제일제당 것 그대로 계약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한국화이자로 단독 지정된 `유나신 정제', 파마시아&업죤 `안티치모사이트글로불린' 등이 업체간의 시비의 대상이 되고 있어 해당제약사들의 대처가 주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한 “단가총액에서 낙찰가격이 1~2%선까지 내려갔다면 이 것은 제품규격 등을 오인하여 보험가격을 잘못 계산했거나 입찰방법을 정확히 숙지(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번 입찰에서는 58개 품목이 동가(同價)가 나왔고, 이중 28개를 제외하고 그 자리에서 포기 됐으나 그외 품목은 7일 오후 추첨을 통해 낙찰자의 향방을 가렸다. 특히 오더도 없이 기준가 수준의 가격 투찰로 동가를 만들어 놓고, 해당도매상의 항의에 밀려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않게 발견됐다.

또 올해에도 예외없이 계열사를 동원하여 동가에 따른 낙찰가능성을 높인 도매상이 많았다. 부림-영일약품, 개성-남신-광림약품, SYS-KCL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최봉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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