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학회에서 토의할 때는 전공의 교육의 문제점에 열변을 토하지만 각자 소속 병원으로 돌아가면 벙어리가 되어버립니다."

某 학회 이사장은 전공의 교육을 둘러싼 의료계의 현실을 이같이 지적하고 수련병원간 입장차이를 최우선 극복과제로 꼽았다.

이처럼 전공의 문제는 항상 '수련병원의 경영성'이라는 묵직한 사안을 동반하며 2만에 가까운 한국 전공의를 옴싹달싹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제기된 서울대병원의 '인턴폐지론'은 향후 전공의 수련교육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턴제 폐지는 전공의 입장에서 보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중소병원들은 인턴부재가 불러올 경영악화에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중소병원도 경영성을 이유로 언제까지 '수련교육 환경개선'이라는 대세를 못 본체 할 수 없어 값싼 노동력으로만 여겨진 전공의에 대한 개념의 발상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대한의학회가 올해부터 모든 수련병원에 실사팀을 파견해 평가유무에 따라 전공의 정원을 가감하겠다는 뜻을 공헌하고 나서 학회와 병원장단의 이해관계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점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지탱되어온 대학병원, 중소병원, 학회간의 밀월관계(?)에도 적잖은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왕규창 교수(교육연구부장)는 "의학회와 병협 등 관련단체들이 전공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수련병원교육부장협의체(가칭)'를 구성하자는 제의를 해 왔다"며 "경영성에 민감한 중소병원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머리를 맞대로 논의해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해 올해가 전공의 수련교육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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