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 정책·전문성 결여 정책 남발에 의료계 ‘기가막혀’

“결핵퇴치 2020계획에 그 목표를 50% 낮추는 계획을 잡았어요. 이게 잘못된 거에요. 0%로 낮추겠다 해야지 이런 정책이 국가정책에 어디 있습니까?”

지난 7일 열린 진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결핵퇴치 2020계획이 도마에 올랐다.

김명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새누리당)은 결핵 퇴치를 0%로 낮추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의도하면서 이에 대한 전면 수정을 요구했고, 진영 후보자는 그러겠노라고 답했다.

이를 지켜보는 의료계 관계자들은 국정 운영에 있어 전문성 없는 정책에 기가 막혀 했다.

감염내과의 한 교수는 “결핵은 잠복기만 20~30년인 경우도 있고 결핵 자체가 사회경제적인 요인이 많기 때매 50%만 낮춰도 위대한 도전이라 불릴 판인데 참 뭘 몰라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결핵 퇴치를 담당할 보건소 인력이 태부족인 것을 정부 당국자들이 알기나 할지 모르겠다”면서 “일단 내뱉고 보자는 선심성 정책에 실무자들은 죽어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청문회장은 4대 중증질환 보장 공약 논쟁으로 뜨겁게 달궈졌는데 이 또한 주먹구구식 행정과 선심성 정책의 폐해가 아닐까 생각돼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단 한번이라도 관계자와 논의했으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텐데’라고 되뇌는 한 의사의 독백이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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