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부족의 실질적 대안으로 '이종이식' 급부상
임상·기초·수의학 분야 드림팀 신항로 개척에 분주


얼마전부터 중국에서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들에 대한 각종 사례가 각종 매스컴을 통해 심심치않게 보도되고 있다.

여러 가지 위험요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이 중국행을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하는 장기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단 한가지 사실에 기인한다.

현지에서 공공연한 자행되고 있는 장기매매와 이식 부작용 등의 윤리적, 의학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섣불리 제재할 수 없는 것은 이에 대한 마땅한 해답이 없다는 것이다.

3월 현재,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5,000여명을 넘어서고 있으나 올해 발생된 뇌사 기증자 수는 14명에 불과해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비교조차 무의미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생명학 발달과 함께 주목되는 분야가 바로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Xeno-transplantation)'이다.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인 이종이식 분야는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장기부족의 현실적 대안으로 치열한 연구경쟁에 돌입한 상태이다.

국내 이종이식 연구의 선두주자인 서울의대 장기이식연구소(소장 김상준)는 지난 1~2일 보광휘닉스파크에서 'Xeno-core' 워크숍을 갖고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방향성을 깊이있게 논의했다.

서울대 임상과 기초, 수의학자들이 총망라된 연구팀은 이번 워크숍에서 매 15분마다 하나씩 총 51개의 이종이식 관련 토픽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통해 서를 격려하며 스스로를 담금질했다.

연구소 운영 실무자인 안규리 교수(내과)는 "장기이식을 위해 5,000만원을 들고 중국으로 가는 환자들의 행렬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장기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고통을 궁극적으로 해결해 줄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논의할 때"라며 이종이식에 대한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오는 8일 오전 9시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에서 실시될 서울대 장기이식팀의 '제4차 돼지-개 장기이식술'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새로운 이종이식의 역사를 조금씩, 그러나 점진적으로 바꿔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종이식이 임상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각종 의학적 난제 뿐 아니라 수인(獸人)간 결합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의 윤리적 문제도 무엇보다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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