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이시 염소外 중탄산염 세포막 이동도 억제






유전성 질환인 낭포성 섬유증의 새로운 발병기전이 韓美 공동 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연세의대 약리학교실의 이민구 교수(36세, 상피세포학)와 미국 텍사스大 사우스웨스턴 의료센터에 파견된 최주영 교수(38세) 등 美 연구팀은 중탄산 이온(HCO-₃)이 낭포성 섬유증의 호흡기^췌장 질환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1일자에 발표했다.

낭포성 섬유증은 `CFTR'(낭포성섬유증막전도도조절인자)이란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일어나는 질환이다. CFTR이 변이되면 비정상적으로 끈끈한 점액이 생성돼 폐, 췌장과 같은 장기에 축적됨으로써 환자들은 30세 이전에 폐질환이나 감염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결함 유전자는 지난 89년 발견되었는데, 이후 CFTR 변이가 특정 세포 내외로의 염소 이온(Cl-) 이동을 억제한다는 이론이 학계의 정설이었다. 염소 운반 억제는 다시 수분의 세포 내외 이동도 저해, 결과적으로 점액 등 분비물이 적절히 배출될 수 없다. 그러나 CFTR 변이가 염소 외에 중탄산염의 운반도 억제한다는 사실이 이번에 새로 입증됐다. 16개의 서로 다른 CFTR 변이를 연구한 결과, 췌장부전과 관련된 CFTR 변이가 중탄산염 운반능의 감소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변이가 세포내 염소와 수분의 이동을 저해, 낭포성 섬유증을 일으킨다는 기존 이론에 대해 새로운 발병기전을 제시한 것으로 주목된다. 또 현재 낭포성 섬유증 연구는 중탄산염이 아니라 염소를 세포 내외로 이동시키는 치료법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이러한 접근법이 낭포성 섬유증 증상 치료에 충분하지 못함을 시사하고 있다.〈허성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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