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이리노테칸'(Irinotecan)이 부작용을 유발하는 작용기전이 밝혀졌다. 일본 다이이찌(第一)제약은 나고야(名古屋)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동사의 주력 항암제인 이리노테칸 복용환자에서 부작용을 일으키기 쉬운지 여부를 결정짓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환자의 유전적 체질에 맞춘 이른바 `맞춤의료'의 구체적인 예로서 주목된다.

폐암과 난소암 치료에 사용되는 이리노테칸은 환자에 따라 백혈구나 혈소판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심지어 사망예도 있다. 다이이찌는 이리노테칸 복용자 약 100명의 혈액을 조사한 결과, 이 약을 체내에서 분해하는 `UGT1A1'이라는 간 효소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있으면 부작용 유발률이 약 7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자의 유전자 조사를 거쳐 항암제를 투여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이이찌는 이번에 밝혀진 유전정보를 의료기관에 제공할 계획이다.

염산 이리노테칸은 미국에서 500억엔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24억엔에 그치고 있다. 이에 다이이찌는 “국내 의사가 부작용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발견된 유전정보에 기초해 부작용을 일으키기 어려운 환자에 투여하는 방법을 정착시키면 이리노테칸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는 다른 항암제와 순환기병치료제에 대해 `맞춤의료형(型)' 의약품 개발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정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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