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성 11만여명 6년 추적연구서 입증





`콜레스테롤치가 낮으면 뇌출혈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처럼 되어 있는데, 이에 반하는 국내 연구팀의 대규모^장기 연구 결과가 세계 저명 학술지에 게재돼 주목을 끌고 있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서일 교수(47세, 심혈관계 질환 역학) 등 연구팀은 영국 의학전문지 `란셋'(Lancet) 24일자에 발표한 `남성에서 低 혈청 콜레스테롤과 출혈성 뇌졸중:한국 의료보험관리공단 연구'란 제하의 연구보고서에서 저콜레스테롤이 뇌출혈(뇌실질내 출혈과 지주막하 출혈)의 독립적 위험 인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혈중 콜레스테롤과 뇌졸중은 U자 곡선의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치가 높아지면 뇌경색 위험이 증가하나, 콜레스테롤치가 낮아져도 뇌출혈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서교수팀은 일반 인구의 콜레스테롤치가 비교적 낮은 한국에서 이러한 정설을 검증해 본 것이다.

서교수팀은 공무원^사립학교교직원 의료보험 피보험자 11만4,793명(남성, 35∼59세)을 건강검진 자료(90∼92년)에 근거, 총 혈청 콜레스테롤치에 따라 5개 그룹(166.5mg/dL 미만, 166.5∼183.5 미만, 183.5∼199.5 미만, 199.5∼220 미만, 220 이상)으로 구분한 후 6년간(93∼98년) 전향적 관찰 연구를 실시했다. 주요 평가항목은 뇌실질내^지주막하 출혈로 인한 입원 및 사망였다.

추적기간 동안 뇌출혈을 일으킨 남성은 뇌실질내 출혈이 372명, 지주막하 출혈이 98명, 분류 불가능한 뇌출혈이 58명 등 총 528명였다. 서교수팀은 흡연, 음주 등 뇌출혈 위험 인자를 보정한 후 `220mg/dL 이상' 그룹을 기준으로 각 군에서 뇌출혈의 상대 위험(RR)을 분석했다. 그 결과 뇌실질내 출혈의 RR은 저콜레스테롤(166.5mg/dL 미만)군부터 차례로 1.22, 0.86, 1.08 및 1.03였으며, 지주막하 출혈은 1.44, 1.13, 1.21 및 1.12로 나타나, 저콜레스테롤군과 기타 군들 사이의 뇌출혈 위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서일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저콜레스테롤이 뇌출혈의 위험 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콜레스테롤의 인위적 강하에 따른 안전성 우려를 달래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허성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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