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예산 2억 적자…새로운 재정 확보방안 필요

서울시도협에 이어 도협 중앙회도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회원사 매출을 기준으로 연회비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도매협회의 올 예산은 9억3,000만원 수준이고, 이중 회원들이 납부하는 연회비가 5억2,400만원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 9월말 협회가 집계한 연회비(90만원) 납부현황을 보면 45% 정도인 2억3,400만원 가량을 걷었다.

 이 같은 수납 저조로 도매협회는 약 2억원 가량을 임원진들에게 차용하여 직원급료 등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이에 따라 서울시도협에서 시도하고 있는 매출별 연회비 차등방안을 검토했고, 지난달에 열린 이사회에서 정식 안건이 아니지만, 기타안건 형식으로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일부 이사들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별 진전이 없었다.

 회원사들 사이에서는 의약분업 이후 연간 1,000억∼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도매상의 출현이 잇따르고 있는 반면 연간 100억원 미만의 소형도매상도 다수 있으나 이들 도매상 모두 동일한 연회비를 내고 있어 매출 규모에 따른 차등적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매협회는 최근까지 입회비 500만원을 내고 가입하는 신입회원사를 감안하여 이 금액을 전체예산의 60∼70%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하여 예산을 책정해 왔다. 그러나 의무화했던 협회 가입이 규제완화차원에서 자유화되면서 최근 몇 년 전부터는 가입회원이 대폭 줄어 예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이사는 "종합병원 유통일원화 법적 근거가 내년에는 삭제될 위기를 맞게 될 텐데 지금과 같은 예산으로 과연 차기집행부가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고 "그동안 IMF 등으로 수년간 올리지 못한 연회비를 인상하던지 아니면 매출규모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든지 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건은 고액회비 납부회원사와 그렇지 않은 회원사간의 의결권 등 차별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세계의약품도매연맹(IFPW)은 연회비를 5단계로 차등화 하는 대신 고액 회비 국가에 총회 의결권을 차별화 하여 다수 부여하는 방안을 채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회비액수에 따라 투표권 행사 등 권리부여도 병행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매출이 큰 업체들은 협회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순수한 기여금으로 인식한다면 협회의 재정자립도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희구 도협회장은 연회비 차등문제를 차기 집행부로 넘기려는 생각을 갖고 있으나 10년 간의 회무를 마무리한다는 각오로 어떤 식으로든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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