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보건복지위원회 정기 국정감사가 끝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복지부, 식약청 등 정부기관은 방만한 경영 등을 이유로 국회의원들의 지적을 받았다.

매년 반복되는 국정감사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풍경이 있다. 정형화된 '국감스타일'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국회의원들은 이 기간 최고의 주연이다. 각 기관장들을 불러 놓고 짧게는 2분에서 최대 몇 분간 윽박지르기가 이어진다. 그들의 속사포같은 다그침에 공무원은 말문이 막히기 일쑤다. 그들은 ‘질의’라기보다는 ‘질타’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한 의원은 자기가 물어보고 자기가 대답하기도 한다. 답변은 제대로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질의시간의 대부분을 자기가 사용하다보니 답변자의 답변을 들을 시간은 물리적으로도 절대 부족이다. 오로지 주목을 받으려는 몸부림뿐이다. 국감에서 국회의원은 ‘주연스타일’이다.

공무원도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다. 평소에는 그렇게 새침하던 그들도 이 기간만큼은 얌전하다. 국회의원들의 질의에는 시종일관 “검토하겠습니다”내지는 “시정 조치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단골로 나온다.

물론 적극 해명하고 반박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용히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모범생의 모습'이다. 주연 역할을 하고 있는 의원들이 대사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일까. 국감에서 공무원은 ‘얌전스타일’이다.

기자들도 이 시기에는 어떤 특징을 보인다. 가히 자료의 홍수에서 기사 쓸 것은 넘쳐나지만 검증할 새도 없이 타이핑하기 바쁘다. 스무명 남짓한 의원들이 각각 몇 개씩 자료를 내다보니 일일이 그 팩트를 점검할 시간이 부족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성공 이유로 꼽히는 이유 중 B급 문화 정서가 대중에게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국감에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보이는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다.

자신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어깨를 들썩이지만 매년 국감에서까지 식상한 B급의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