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역 등 전국집회 대체 선호

중앙-지역간 의견 조율 선행돼야

 의료계에서 추진해 온 '실패한 의약분업 철폐'를 위한 시도권역별 순환 궐기대회가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및 대구, 대전 권역의 재집회 마저 반대 여론이 비등해 강행 여부가 불투명해 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의협지도부는 당초 전국 16개 시도를 5개 권역으로 나눠 8월말부터 9월 중순까지 집회를 완료한 다음 여세를 몰아 10월 중순경에 전국적인 집회를 통해 의료계의 역량을 과시한 뒤 연말대선까지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하면서 분업 철폐 등 소기의 성과를 관철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초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전혀 예상치 못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서 호남권 집회와 부산권역 집회만 성공적으로 추진 됐을 뿐 충청권역과 대구권역, 그리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역 집회 마저 연기되면서 사실상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의협지도부는 집회가 연기된 수도권을 비롯한 3개 권역에 대해 9월말경이나 10월초 재집회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관철시켜 나간다는 계획 하에 권역대표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권역에서는 10월 계획된 전국집회 등을 감안,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의협지도부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수도권역의 경우 재집회 여부를 의협 국건투에 일임한 상태에 있으나 권역에선 9월말경 이나 10월초 자체 집회를 갖고 곧이어 전국집회를 갖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 따라 곧바로 전국집회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역지도부의 이 같은 입장은 "현 상황에서 굳이 권역집회를 강행해야 할 명분이 적다"는 일선 회원들의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의협지도부는 권역별 집회가 연기된 것은 수해복구에 전념하기 위해 일시 연기한 것인 만큼 집회가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권역과의 시각차를 해소하는 것이 쟁점화 되고 있다.

 의료계의 한 중진은 "권역집회 강행 여부를 놓고 중앙지도부와 권역지도부 간에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는 중앙지도부의 지도력 부재보다는 회원들의 정서가 지난 2년전 분업 철폐 투쟁 당시와 달리 소극적인 데다가 대정부 투쟁 일정이 단발성이 아닌 지속성이라는 점, 그리고 내년 봄 임기가 만료되는 시도 및 시군구 의사회 임원들간 이해 관계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아무튼 의협지도부가 7만 회원을 결속해 연말 대선까지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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