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효율성 개선 서비스 대부분, 고도화 및 차별화 차원 솔루션 도입 제한적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시장 특수성과 AI 수요기업 요구사항 고려 전략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세계 각국의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며 AI 기술과 시장에 대한 투자 규모 역시 경쟁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AI 패권 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국내도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AI 도입과 확산을 장려하고 있으나, 세계 AI 소프트웨어 시장 대비 국내 시장 성장률은 낮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는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AI 시장규모도 2018년 21억달러(약 2.4조원)에서 2025년 362억달러(약 40조원) 수준으로 연평균 50.2%의 고성장세가 예상 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별로 살펴보면 2018년 기준으로 미국 32.1%, 독일 8.8%, 영국 7.1%, 프랑스 4.9%, 이탈리아 3.5% 등 미국과 유럽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고 그밖에 아태 지역에서는 중국 8.5%, 일본 7.3%, 한국 5.7% 순으로 주요 국가에 해당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의료도 다양한 분야에서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동시에 한계점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쳇GPT 시대의 도래도 한몫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이하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시장현황 진단 및 시사점’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먼저 국내 AI 시장에서 성장률이 높은 제조·금융·통신 등 주요 산업을 살펴보면 도입되는 AI 솔루션은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챗봇 △콜봇 △컨텍센터 등 업무 효율성 개선 측면의 제품 및 서비스가 대부분이며, 업무 고도화 및 차별화 차원의 솔루션 도입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의료 분야도 뷰노와 루닛, 코어라인 등을 위시한 각종 진단 보조 시스템과 더불어 셀바스AI 의료녹취 솔루션 '셀비 메디보이스'를 비롯해 의료진의 번아웃을 막고 워크플로우를 줄여주는 방향으로 꾸준히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AI 소프트웨어 시장은 기업 맞춤형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요구와 자체 개발에 대한 수요가 높은 특수성을 가지는 점도, SaaS(Software as a Service)형으로 신속하게 AI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전 세계 시장보다는 성장이 느린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연구소는 “기업들은 단순히 AI 소프트웨어 시장 성장규모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우리나라 AI 소프트웨어 시장의 특수성과 AI 수요기업의 요구사항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AI 시장이 양적인 성장은 지속되고 있으나, 한 단계 더 나아가서 핵심 경쟁력을 갖춘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질적인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부 정책적으로도 AI 기반 정보시스템의 보안사고 및 재난은 기업과 일반 사용자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솔루션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하이브리드·멀티 플랫폼의 상호운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카카오 사태에서 우리가 겪은 부분이기도 하다.

‘데이터 중심 AI’의 가치, 최적화와 관리 역량 필수 요건 대두

한편 최근 AI는 모델의 성능보다 데이터의 역할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AI 도입을 위한 기업의 데이터 관리 체계에 대한 지원의 가치도 커지고 있다. 연구소는 AI 석학인 앤드류 응 스탠포드 대학교 교수의 멘트를 인용해 ‘데이터 중심 AI’의 강조하며, 제대로 된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성능이 좋은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AI 제품·서비스의 고객도 최근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 수집된 데이터의 관리 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AI에 활용되는 데이터 최적화와 관리 역량이 AI 시장 확산의 필수 요건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민 건강검진과 진료 기록을 쉽게 업데이트하고 저장할 수 있는 EHR 시스템을 바탕으로 폭증되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환자 건강, 성생활, 유전자검사 결과, 개인 신체적·생리적·행동적 특징에 관한 정보가 포함됨으로 극도로 민감하게 다뤄져야 하는 의료데이터 파트에서도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끝으로 연구소는 “AI 애플리케이션 및 플랫폼은 물론, 데이터 준비를 위한 시스템 인프라 소프트웨어, 유지 관리를 위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배포 소프트웨어 등 AI 소프트웨어 전반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와 산업, 교육계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 준비부터 유지 관리까지의 AI 시스템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대한 인력 양성안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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