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학회‧항암요법연구회, ‘항암 소셜리스닝’ 결과 발표
암환자, 신체적 어려움만큼 정서적 어려움 커 심리적 지원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암 환자의 42%가 걱정·불안·두려움 등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의료적 상담 등의 ‘내적 관리’를 하는 비중은 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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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종양내과학회(이사장 안중배)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장대영)는 지난 23일 안다즈 서울강남호텔 스튜디오Ⅲ에서 ‘제5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항암 소셜리스닝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유했다.

이날 발표한 소셜리스닝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온라인 소셜 미디어에서 언급된 ‘암, 항암, 환자 관리’ 키워드 16만 9575건의 언급량을 수집‧분석했다.

암 환자가 치료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한 언급량 2만 899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서적 어려움’이 42%로 확인돼, 52%를 나타낸 ‘신체‧질병적 어려움’만큼 주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정서적 어려움은 암 치료 초기부터 치료과정 전반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으며, 공통적으로 두려움, 불안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이 꾸준히 언급됐다. 심지어 치료 후 극복 단계도 재발에 대한 걱정, 또한 악화 시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언급량이 도드라졌다.

그러나 환자 관리 관련 1만 6743건의 언급 중 정서적 관리를 한다고 답한 환자는 9%에 그쳤으며, 특히 정신과 상담과 항우울제 복용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비율은 더 낮았다.

임주한 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임주한 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이날 연자로 나선 임주한 교수(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생사에 갈림길에 선 환우분들의 정서적인 어려움은 임상 현장에서 잘 인지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주의 깊게 케어해야 할 부분”이라며 “환자들의 마음건강은 실제 치료 효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임상 현장에서 정신의학과 협진 등 다학제적인 관점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 환자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추정만 받는 암 생존자도 정서적 어려움이 나타난다”며 “암 생존자 대상의 정서 관리나 심리케어 지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셜리스닝에서는 암 관련 정보 습득 채널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는데 언급량 1661건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의사 44%, 환우 24%, 온라인 커뮤니티 18%, 유튜브가 14%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의료진‧환자 소통 강화는 물론 국가암정보센터, 학회 유튜브 등 공식 암 정보에 대한 접근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소셜리스닝 상 가장 많이 언급된 암종 1~3위는 유방암, 폐암, 대장암 순으로 나타나, 실제 국내 발병률 순위(갑상선암, 폐암, 위암)과는 차이가 있었다.

폐암은 암종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대장암‧유방암은 최근 젊은 층에서 증가 추세에 있어 온라인 조사 특성상 높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만능 치료 없어 주치의와 상의를 통해 건강한 일상 누려야

한편 항암 관련 언급량은 암 51%에 이어 39%로 나타났는데, 그중 약물은 49%, 수술‧시술 34%, 방사선 치료 14% 순이었다. 특히 약물 중 면역항암제가 최다 언급되며 기대감이 높은 상황으로 나타났다.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이에 대해 김인호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는 “면역항암제는 도움이 되는 환자도 있지만 모두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만능의 치료는 없는 만큼 환자 상태에 맞춰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소셜리스닝 분석을 통해 확인된 것처럼 올바른 정보와 부정확한 정보가 온라인상 혼재돼 있다”며 “항암의 동반자로서 올바른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주치의를 믿고 부작용, 먹는 음식, 운동 등 암 치료와 일상까지 상의해 건강한 일상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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