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복제약으로 용어통일 움직임에 제약바이오업계 ‘발끈’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때 아닌 제네릭 의약품 용어 논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발끈하고 있다. 최근 복지부가 제네릭(특허만료의약품)’·‘복제약(카피약)’ 등으로 쓰이고 있는 용어를 복제약으로 통일시켜 사용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주 기자
김영주 기자

과거 20여년 전에는 주로 복제약 또는 카피약으로 썼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에서 이 용어들이 제조업체의 창의성과 기술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모방 분위기를 풍긴다는 판단에 따라 ‘제네릭’으로 바꿔 쓰자는 일종의 캠페인을 전개, 현재 국내 산업계에선 제네릭으로 용어 통일해 사용해 왔다.

여기서 제네릭(Generic)은 특허 보호중인 의약품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특허 만료되거나 특허보호를 받지 않는 의약품을 통칭하는 용어다. brand name drug(오리지널)과 대조되는 용어이기도 하다.

제네릭 의약품은 생물학적동등성시험 등 엄격한 여러 단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심사하는 과정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의약품이다. 여전히 신약개발이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산업계를 지탱하는 기둥이기도 하다. 제네릭을 캐쉬카우로 신약개발 R&D투자가 가능해온 것이 현실이다. 상당수 동남아국가들이 제네릭 없는 오리지널 위주 약품 구성으로 가격은 비싸고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은 다국적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제네릭의 순기능을 폄하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

반면 ‘복제약’ 또는 ‘카피약’이란 용어는 국산 의약품의 품질과 제약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용어라는 것이 산업계 내부 판단했다. 우리가 제조한 의약품을 모조품으로 비하해 의약품 품질 불신을 초래할 이유가 있느냐는 항변이다.

실제 사용례를 보더라도 그렇다. 카피약 또는 복제약 용어에 이어지는 단어는 ‘리베이트’ 이고, 결국 ‘가격인하’로 귀결된다. 오리지널을 힘들이지 않고 배낀 복제약(카피약)이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고 그래서 제약사들이 터무니 없이 이득을 많이 보고, 결국 뒷돈(리베이트)의 원인이 된다는 논리를 펼 때 주로 사용돼 왔다. 의료계 일각에서 약사회의 성분명 처방주장을 방어하며 국산약을 폄하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하다.

여전히 토종 산업계의 기둥으로써 그 순기능이 적지 않은 ‘제네릭’에 대해 국가가 앞장서 폄하의 의미가 다분한 복제약(카피약)으로 용어를 통일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오리지널은 진짜 약이고, 제네릭은 가짜약이라고 말하고 싶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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