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도부 '예정대로 강행' 주문

서울區醫회장단 '잠정 연기' 건의

 의협이 추진중인 실패한 의료개혁 바로잡기 시도권역별 궐기대회가 태풍 루사에 의한 수재로 잇단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전국집회의 전초전 성격을 띤 9.17 수도권 집회의 강행여부도 중앙지도부와 시도지도부간 견해차로 내홍을 겪고 있어 최종 의견조율이 주목된다.

 지난 10일 대구시의사회와 경북도의사회가 14일로 예정된 대구권역 집회를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역도 "현 시점에서 집회를 강행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우려된다"며 연기론을 강력 주장하고 나서 중앙지도부와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의사회 산하 각구의사회장단은 12일 오전 모임을 갖고 9월17일 예정된 수도권 집회를 놓고 의견을 조율한 끝에 일단 '예정된 집회를 잠정 연기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한광수 서울시의회장에게 건의했다.

 특히 이날 구의사회장단은 서울클럽에서 있은 긴급대책 모임(21개구회장 참석)에서 정부의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수도권 집회는 강행되어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 했으나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액이 5조원을 넘는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집회를 갖는 것은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며 집회 강행보다는 잠정 연기 쪽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의협집행부는 12일 오전 상임이사회에서 수도권 집회는 국건투에서 결정된 사항으로 대전 및 대구권역에 이어 수도권 마저 연기된다면 10월로 예정된 전국집회 등 연말 대선과 연계된 전체적인 투쟁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는 만큼 집회는 예정대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수도권 대책위를 중심으로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 나가기로 했다.

 의협집행부는 또한 대정부 투쟁과는 별개로 이번과 같은 국가적 재난 발생에 대비하여 중앙회에 상설기구로 긴급진료단을 구성, 시도의사회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춰 수재민 진료에 만전을 기해 나가기로 했다.

 신상진 의협회장은 이날 오후 한광수 서울시의회장과 이봉영 인천시의회장, 우종원 경기도의사회장, 정종훈 강원도의사회장 등에게 중앙회의 입장을 전하고 수도권 집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의료계 일선에선 의협집행부 의지대로 수도권 집회가 강행된다 하더라도 현시점에서 3개 시도의사회가 소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서울시의 산하 25개구 의사회의 상당수가 집회 연기를 희망하고 있는 점등을 고려해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줄 것을 중앙회에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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