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 LG와 삼성, 통신 3사, 네이버와 카카오. 이들이 최근 하나같이 투자 또는 지원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헬스테크 산업이다. 국내 헬스테크 산업은 대기업의 규모 있는 투자와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캐피탈의 지원을 발판 삼아 양적 및 질적으로 성장 중이며, 헬스테크 내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 최은영 파트너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최은영 파트너

이러한 양상은 원격의료 서비스 외에도, AI 기반의 진단 솔루션 및 신약 개발, D2C 유전자 검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및 웨어러블, 빅데이터 플랫폼 등 예방 및 진단부터 치료까지 의료행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2022년 출범한 새정부는 이에 발맞춰 바이오헬스를 5대 메가테크로 규정하고, 헬스케어에 대한 지원을 순수의학뿐 아니라 첨단의료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디지털의료바이오 산업의 육성, 디지털병원, 디지털의료 전문인력 양성 등을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정부의 이런 발표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국민 건강에 이로울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와도 맞물려있다. KDI의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 디지털 헬스케어가 개인 건강 상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8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 팬데믹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 되었다. 원격근무,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인해 AI와 같은 기술에 지속 노출되어, 의료업계의 하이테크 도입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다가온 것이다.

소위 ‘핫한’ 헬스테크 산업의 성장세 속에서 스타트업은 성공적으로 안착, 성장하기 위해 직면한 과제가 있다. 바로 우수한 인재 영입이다. 현재 스타트업을 비롯해 모든 기업이 빠르게 변화하며 전례없이 예측이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전문성과 유연성을 갖춘 인재풀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한국 헬스테크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국내 헬스테크의 잠재력을 확인시키기 위해서는 국경을 초월한 기술과 지식은 물론 국내 시장과도 잘 소통할 수 있는 인재 영입 및 개발이 시급하다.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Heidrick & Struggles)의 연구에 따르면 국경을 초월해 다양한 국제 경험을 보유한 CEO의 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군이 헬스케어 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헬스테크 산업의 경우 대다수의 해외 인재들이 언어 장벽 문제로 사실상 한국 시장에서 일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글로벌 선두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겸비한 국내 인재를 발굴 또는 육성해야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 그러나 국내 인재는 뛰어난 기술 역량을 보유한 반면 아직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필요한 비즈니스 경영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한 편이다. 다행인 점은 이런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관심과 지원에 대한 노력 또한 다각도로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는 기술자가 아이디어 구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컨설팅을 제공해 룰루랩, 솔티드 스왈라비를 비롯한 여러 헬스테크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스핀오프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요람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 또한 2019년부터 ‘AI 대학원 지원 사업’ 운영을 통해 AI 기술개발의 기반 조성 및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1,700여명의 학생이 AI석·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며, 2021년 기준 SCI급 국외 우수논문 발표 436건, AI분야 상위 10% 학술지 논문 270여건 발표 등 매우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헬스테크 산업을 고려했을 때, 한국은 가까운 미래에 헬스테크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단기적, 장기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하며 외국 인재 영입은 물론 숙련된 현지 인력을 개발해, 충분한 우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방안을 적절한 균형 속에서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채용에 대한 올바른 우선 순위 및 접근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더불어 정부, 대학, 병원 및 기업이 합동하여 한국 헬스테크 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국내 인재가 새로운 역량을 키우고 개발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지원 및 아낌없는 격려를 지속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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