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규제 완화-수가 보전돼야 경영 활성화

의약분업 이후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병원들의 운영 활성화를 위해선 의료를 규제 대상으로 인식하기보다 시장기능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병원기능의 다양화 등 제도적인 지원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병원계의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선 병원내 의원임대의 활성화 및 고가장비설치 주식회사 설립 허용, 인력난 해소를 위한 공중보건의 공급, 과잉 공급 병상의 노인병상으로 전환을 위한 노인건강보험제도 도입 등의 방안이 적극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제시되었다.

 이같은 사실은 병협 병원생존을 위한 투쟁위원회(위원장 김광태) 주최로 12일 오후 2시부터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병원경영 위기,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공청회에서 집약되었다.

 병원계와 시민단체, 정부 및 국회 등 이 분야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날 공청회에서는 주제 발표와 함께 경실련의 김진현 보건의료위원장,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장, 이용흥 복지부 보건정책국장, 강재성 서울시병원생존투쟁위원장 등이 연자로 나서 병원운영 활성화 문제를 놓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 형식의 토론회를 가졌다.

 '병원경영 위기 극복-병원외적 요인 분석 및 대안'에 관한 주제 발표에서 연세의대 조우현 교수는 "원가의 약 18~34%에 불과한 병원 입원료는 물론 약국 조제료의 12.3% 정도에 지나지 않는 병원입원환자 조제료를 조정하는 등 건강보험수가체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며 "약사가 있는 병원외래조제 기능을 다시 부활하고 환자들로 하여금 선택토록 하는 선택분업의 실시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교수는 "병원을 규제의 대상이 아닌 지원의 대상으로써 정책기조의 전환이 요구된다"며 "병원의 다양한 보건의료 욕구를 충족시킬 건강증진, 보건교육, 예방사업에 대한 수가 신설, 가정방문 진료 호스피스제도 지원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기선 교수(가천의대 한국병원경영학회장)도 '병원경영 현황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의약분업 실시 이후 병원근무 의사들의 대규모 이직과 의원 개업, 의사 채용난 및 잔류 의사들의 급여수준 인상, 도산 병원수 급증, 인기없는 진료과 기피 등의 문제점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 교수는 "병원내 의원임대의 허용, 고가장비를 설치한 설치 주식회사의 설립 허용으로 중소병원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며 정책적인 해결 방안으로 △중소병원에 대한 공중보건의 공급 강구 △의원 기준 재정립 △임의 분업으로 전환 △실구입가상환제 개선 △중소병원의 유휴 병상을 노인진료 용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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