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 정부는 대통령 주재로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열고 규제혁신 과제를 논의했다.

◆박정관 디알엑스솔루션 대표
◆박정관 디알엑스솔루션 대표

이중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판매처 확대가 포함되었고, 의약품 판매처 확대 건의 경우 복지부는 약국 외 장소에서 약 전달을 허용하도록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약사법 개정 기한은 2023년 6월로 명시됐다.

이제 정말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우리 약사들이 잘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일본 사례를 보면 비대면 진료, 약 배송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일본은 기존에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비대면 진료의 폭이 코로나19 이후 더욱 넓어졌다. 작년 4월부터 초진에서의 비대면 진료까지 허용됐으며, 화상진료 뿐 아니라 전화진료도 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온라인 복약지도와 처방약(조제약) 배달 또한 시대적 현상으로 인식되어 큰 반대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거 같다.

조제약 배달서비스는 대형 체인약국들이 각자의 기능과 능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본약제사회는 조제약의 배달 프로세스를 일본약제사회잡지 표지에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안내할 정도로 약사 주도적으로 행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2022년부터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의 영상화면을 이용한 ‘온라인 복약지도’를 약국 이용 첫 회부터 적용하는 것을 영구화하도록 하였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방침은 환자가 온라인으로 진료를 받고, 자택이나 직장에서 조제약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기 위한 진행 과정의 조치였다.

일본 처방약 보관‧배달 서비스를 살펴보면 처방약을 로커에 보관하여 찾아가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접촉을 피하려는 소비자의 니즈를 약국이 앞장서 실천하려는 것으로, 조제약의 배달과는 다르지만, 특정 장소에 조제약을 보관하였다가 환자가 찾아가도록 하는 방법이다.

환자가 약국에서 복약지도(대면·온라인)를 받을 때 전용 로커 이용을 신청하면, 약국 직원이 조제약 수령에 필요한 코드를 제공하며, 로커에서 코드를 입력하면 처방약을 수령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조제전문 체인약국 탄포포(たんぽぽ)는 2021년 12월 일본 최초로 점포 밖에 설치된 냉장 기능이 있는 로커에서 24시간 처방약을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냉장 로커 보관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하고, ‘블루투스’에 연결하여 이용한다. 서비스는 무료이고, 24시간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택시회사와 계약으로 처방약 배달이 시작됐다. 탄포포약국의 일부 점포에서는 택시 또는 택배업자를 통해 처방약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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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약품 배달 로커 보관 서비스(출처-구글..한국의약통신)

택시회사의 운전기사가 처방약을 받아 고객의 자택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점포의 반경 5킬로 이내를 대상으로 오후 3시까지 접수한 처방전은 당일 배송할 수 있다. 택배 서비스는 세이노홀딩스가 전개하는 처방약 택배 서비스인 ‘ARUU’와 제휴하여 작년 9월에 나고야(名古屋) 시내의 2개 점포에서 시작했다. 배송요금은 두 서비스 모두 330엔이다.

그외 일본은 편의점 패밀리마트에서 24시간 조제약을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고 한다.

일본약제사들이 환자를 위해 많은 노력과 서비스를 행하고 있음을 익히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까.. 일본은 올 4월부터 ‘리필 처방전’ 제도를 시행했다고 한다.

일본의 리필 처방은 고혈압 등 증상이 안정되어 장기간 같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의 판단으로, 한 번 통원으로 최대 3회 분의 약을 처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일본의 ‘리필 처방전’ 도입은 의사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12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고 한다.

어쨌든 일본은 이로 인해 약사의 직능이 더욱 크게 발휘될 것으로 기대되고 우리로서는 부러운 부분이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이젠 비대면 진료! 약 배달! 반대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일본약제사회가 시대적 흐름에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를 잘 살펴보고, 우리 또한 준비를 잘하면 약국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한번 해보는 거다.

우리 약사 사회가 보다 냉철하게 시대적 요구사항을 잘 읽고, 용기를 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실천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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