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자 교수‧제약바이오사업단, 효율적 임상시험 전략구축으로 백신개발 단축 제언
백신 유효성 평가지표 조기개발 ‧ 글로벌 협력 임상시험 네트워크 구축 등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코로나19 감염과 변이가 아직도 진행 중인 가운데 다시 다가올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신속한 백신개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글로벌 보건에 중요한 이슈이자 목표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과학적 요소들을 활용해 현재 백신 개발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서스캐처원대학 임현자 교수와 제약바이오사업단(곽수진, 정혜윤, 홍가빈)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보건산업브리프 Vol.359에서 ‘팬데믹 대응을 위한 신속 백신 임상시험전략’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국제 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백신 개발기간을 100일로 단축하려면 그간 발전돼온 과학적 요소들을 활용해 개발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뎁티브 임상 설계 적용 △백신 유효성 평가지표의 조기 개발 △글로벌 협력 임상시험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기존 백신 임상시험 설계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백신 개발에서 급변하는 역학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및 검역과 같은 병원체 확산에 따른 공중보건의 중재 효과로 복잡성이 가중돼 전염병 발병률 예측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어뎁티브 임상시험 설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개발에 활용된 심리스 임상시험 방식으로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하고 급변하는 역학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시험방식을 조정할 수 있는 정교한 어뎁티브 임상시험 설계가 필요하다”며 “마스터 프로토콜을 활용해 하나의 임상시험에서 여러 백신 후보를 동시에 평가함으로써 임상시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코로나19 신속 백신 개발을 위해 화이자는 1~3상을 모두 결합하는 심리스 설계를 사용해 13주 내에 2-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1상 2상 시험을 각각 실시한 모더나에 비해 3상 시작까지 6주를 단축할 수 있었다.

또한 백신 개발시 현재 모든 백신은 면역원성과 유효성에 대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 받게 돼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은 중증화율, 치명률, 무증상자를 포함한 감염률을 지표로 해 검증 일정 수의 감염자 수를 확보해 결과를 분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 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면역학적 지표(ICP)를 조기에 개발해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백신을 조기에 출시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코비드19 백신 개발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팬데믹 상황에서는 임상시험 대상자를 단기간에 모집하고, 다양한 환자집단에 관한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특히 질병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부족한 신종 감염병은 REMAP 연구와 같은 어뎁티브 백신 개발 플랫폼을 사전에 구축해, 팬데믹 발생시 글로벌 협력을 통한 신속하고 유연한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REMAP는 2015년 중증 폐렴 환자의 치료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국제협력 연구 플랫폼으로 시작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치료제 연구를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돼 치료제들의 효능을 검증하는 한편, 환자 진료 중에 발생하는 EMR을 활용해, 시험 중간 분석값에 따른 임상대상, 임상자 수 등을 변경할 수 있는 어뎁티브 방식의 임상을 수행했다.

끝으로 국내 팬데믹 백신 임상 연구를 위해 안정적 R&D 인프라와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앞서 설명한 국제사회의 전략은 물론이고 향후 발생할 팬데믹에 대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안정적인 백신 R&D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또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우수 연구지원·관리로 연구성과를 유도하는 한편 전문인력 양성과 체계 구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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