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순<br>아프리카 아시아 희망연대 대표<br>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겸임교수
최영순
아프리카 아시아 희망연대 대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겸임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 2022년 올해 여름 참으로 덥고 덥다. 비가 자주 많이 오니 온 산과 대지가 머금은 물기가 습기되어 우리 몸으로 고스란히 옮겨진다. 이에 더해 국가·사회 전반 상황은 큰 거미줄이 얼기설기 얽혀있는 듯해 한치 앞도 볼 수가 없다. 아무리 제대로 보려해도 흐미하고 멀기만 하다.

이 뜨겁고 답답한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신선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있다. 이즈음 우영우앓이하는 이가 많다보니 시청률은 고공행진이고, 언론사와 유투버들은 앞다투어 드라마 분석 평론을 내놓고 있다. 일부 평론은 실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고, 발상이 상상 그 이상이라 흥미진진하다.

최근, 어찌 이리 이 우영우드라마에 열광할까에 참을 수 없이 궁금했다. 소정액을 지불하고 TV 다시보기를 시도해 회당 3회 이상을 보고 또 보았다. 아주 열심히 본 이후 느낌이 !! 역시...이거였네..” 였다. 신선하고 묘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었다. 이 드라마는 한 회, 한 회가 마치 한편의 서사이자 로맨스 영화였다.

사전 예비조사에 충실했을 것으로 보이는 탄탄한 대본, 그리고 각 배역에 최적화된 배우 선정으로 연기는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감탄스러운 지점이 있었다. ·조연할 것없이 배우의 연기는 드라마에 빠져들게 하는 강렬한 무엇이 있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우영우는 고기능 자폐 스팩트럼 장애인으로 천재적 두뇌 소유자이다. 장애 특성 상 사회·정서적 교류와 언어적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상당한 제약이 있다. 다행스러운 지점은 주양육자 아버지가 법학을 전공했으나, 딸을 위해 법조인이 아닌 평범한 삶을 선택했으며, 착하고 성실하고 친절한 사람이다. 당연히 그러하듯 엄마의 부재는 상처이었을 것이나. 쿨한 아버지 덕에 부족하지만 장애를 직시할 수 있는 허용적인 환경이 조성되었을 것임을 보여준다.

저자가 이 드라마에 집중했던 것은 유명한 작가, 감독, 배우 연기에 대한 열광과는 다른 그 무엇이었다. 물론 배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연기를 실감있게 잘 해서일 수는 있겠으나, 이해할 수 없이 복잡다단한 이 세상 눈치를 보지 않는, 아니 보지 못하는 그 순수함에 가슴 저렸고 아팠다. 드라마에서 순수 그 자체 아름다운 영혼을 만났기에 그러했다.

우리 인간 누구에게나 갈망이 있으나, 누구나 발현시킬 수 없는 참자아(The being)에서 오롯이 우러나오는 태도, , 우영우의 말, 생각과 행동을 보면서 내 내면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PRH(Personality and Human Relations) 개발자 Andre Rochais 신부님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참자아(The being)와 참양심(The deep conscience)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마주하는 순간인 듯 했다. 해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는 시간은 휴식이고 힐링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 복잡하고 바쁜 일상에서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 울리는 소리를 듣는데 한계가 있으니, 그러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이고 벅차다면 과한 평가일지. 개인적으로는, 대리만족이라도 좋다는 생각이다. 이로 인해 마음이 따뜻해지고 순해지며 이에 더해 힐링이 되니 감사한 일이 아닌가. 이 시점에 시의적절한 드라마가 있어 참 좋고 다행스럽다.

현실이 아닌 드라마라 아쉽지만 우영우 변호사의 참양심(The deep conscience)에서 발현되는 약자·소수자에 대한 철학적 소신, 본능적 돌봄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볼 수 있어 좋다. 신자유주의적 시각이 첨예한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최적화된 인간에게서 소실되었거나, 그 존재 능력에 장애를 입거나 막혀버렸을 자기초월적 창의성의 발로이기에 더 귀하다. 인간의 삶에 대한 시각과 분명히 다른 그 무엇이 존재하기에, 우리가 보기에 조금 특이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비추어지는 것이다. 해서 동료 변호사 권민우가 우당탕탕 우영우라 지칭한 것이 아닐까 한다.

드라마 작가의 참신하고 열정적인 발상이 배우의 성실성과 어우러져 반짝 빛이 난다. 드라마 전개 중 클라이맥스는 우영우의 참자아에서 나오는 자기초월적 사고가 발현되는 순간이다. 깊고 푸른 바다에서 막 튀어오르는 싱싱하고 강한 고래로 표현되는 사고의 대전환이 신선함을 더해 싱그럽다, 한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하는 천재적 두뇌 소유자이기에 장기기억에 묻어든 그 어떤 것의 인출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선한 참자아(The being)에 기인한 현상이 아닐까 한다.

장애인 차별 현장에서도 변함없이 씩씩한 우영우 변호사를 응원하고 싶다. 우영우 변호사의 태도를 보며, 현란한 말이 아니라 정직하고 간단한 한마디로 진심이 전달되는 것이 아닐까한다. 법조인 등 전문가라고 반드시 화려하고 수려한 언변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드라마이다. 우영우의 순수하고 정직한 마음과 사랑법이 주변조차 무장해제 시키는 것이 아닐지. 앞으로 우리 주변에 우영우 변호사가 많이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to the to the !! 그가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조금 더 정직해도 된다고, 조금 더 정의로워도 된다고, 조금 덜 야박해도 된다고, 조금 덜 영악해도 된다고, 조금 더 손해보며 살아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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