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통해 미용지식 독학…“환자 기분 어루만지고 존중하고 싶어”
이종숙 약사 “약사의 역할 한계 짓지 않고 환자 위한 활동 고민할 것”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약국에만 머무르지 않고 환자한테 다가가는 약사가 되고 싶어요”

우성요양병원의 인싸로 불리는 이종숙 병원약사는 이같이 말했다. 우성요양병원은 안산에 있는 30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투석과 재활에 특화된 곳이다. 이 곳의 약제팀은 총 3명으로, 이 약사는 약제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약을 조제하고 검수할 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 쓰려는 약을 진료부와 소통하고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는 등 약과 관련된 전체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동시에 그는 한 달에 두 번 우성병원의 미용사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외부 미용사가 병원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서 그는 미용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이 약사는 유튜브를 통해 미용을 배워 토요일마다 격주로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미용학원에 등록해서 배울 수 없어서 유명한 미용사 유튜브를 보면서 배웠다”며 “머리카락을 자르는 목적은 미용도 있지만 환자들의 기분을 어루만지고 존중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하면서 머리카락을 잘랐고 저도 가위질이 서툴고 어려워서 실수도 많이 했다”면서 “요즘은 환자들이 헤어스타일을 주문하기도 한다. 환자들과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환자들에게 애정이 더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이 약사는 미용봉사를 통해 환자들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약사는 “간병사는 재활치료실에서 환자와 접촉하고 간호사는 투약할 때 환자를 만나지만 약사는 병원약사는 환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부분이 없다”면서 “약사도 환자의 재활이나 병의 호전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용봉사를 통해 환자들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저의 역량도 넓어질 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그가 하고 있는 활동이 미용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약사는 매주 수요일마다 우성라디오 진행도 맡고 있다. 이 약사는 라디오를 통해 사연을 소개하고, 퀴즈를 출제하면서 환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로 환자들의 외출이나 외박이 자유롭지 않아서 병원 안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것을 고민했다”며 “환자 뿐만 아니라 보호자가 라디오에 출연하기도 한다. 제가 일방적으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 역시 환자들에게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약사는 꾸준히 환자들을 위한 활동을 고민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약에 대해서 잘 알고 약을 조제하고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약사 업무의 가장 기본”이라며 “약사의 역할을 한계짓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 환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는 약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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