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경남지역 섬 2곳-2000년 이후 국내 번식 직접 확인 안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정윤 기자] 환경부(장관 한화진)와 국립생태원(원장 조도순)은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실시한 ‘특정도서 봄․여름철 정밀조사’ 결과, 경남 남해군과 고성군에 위치한 무인도서 2곳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솔개의 번식을 확인했다.

솔개의 번식지는 1999년에 거제도 인근의 지심도와 2000년에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관찰됐으나, 그 후로 우리나라에서는 번식이 직접 확인되지 않았다. 주로 서해안의 해안가와 무인도서에서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었다.

솔개 성조(‘22.5.11, 남해군)
솔개 성조(‘22.5.11, 남해군)

이번에 경남 남해군의 특정도서에서 발견된 솔개의 둥지는 곰솔의 13m 높이에 있는 가지에 직경 90㎝ 정도 크기의 접시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둥지에서는 부화한지 약 2주가량 지난 것으로 보이는 새끼 2마리도 함께 발견됐다.

국립생태원은 고성군의 특정도서에서도 솔개의 둥지와 성장하여 둥지를 떠난 새끼 새를 확인했다.

국립생태원에서 실시하는 특정도서 정밀조사는 섬의 생태현황을 파악하고, 훼손요인을 분석해 보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06년부터 모든 특정도서를 대상으로 10년 단위로 실시하는 조사다.

올해는 남해‧하동‧사천‧고성권역 일대의 22개 특정도서를 조사 중이며, 솔개 이외에도 수달, 매, 섬개개비, 수리부엉이, 검은머리물떼새, 구렁이, 대흥란 등 멸종위기야생생물 총 8종의 서식을 확인했다.

한편, 환경부는 무인도서 중 자연경관이 뛰어나거나, 멸종위기야생생물의 보존 또는 야생동물의 서식지 및 도래지로서 보전할 가치가 있는 도서 등을 특정도서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환경부는 2000년에 최초로 독도 등 47개의 도서를 특정도서로 지정했으며 현재까지 총 257개를 지정했다. 특정도서에서는 건축물의 신‧증축, 가축의 방목, 야생생물의 포획‧채취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

강성구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이번 조사결과가 솔개의 번식연구에 중요한 학술적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국가보호지역이 조류를 비롯한 멸종위기야생생물의 안정적인 서식지와 번식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다시 확인된 만큼 특정도서의 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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