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희귀질환 고가의약품 환자접근성과 건보재정 약제비 지출 사이에서 균형 잡기 노력
환우회 희귀의약품-희귀질환치료제 통합 요구 등에는 어려움 밝혀
'선치료, 후평가, 후지급' 요구에는 신중한 접근 필요하다는 입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국정과제와 맞물려 중증 희귀질환 환자들의 고가의약품 급여 확대 기대·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고가 의약품에 대한 환자접근성과 건보재정 약제비 지출 사이에서 적정한 균형을 잡기 위해 고심하는 중이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주최한 ‘초고가 의약품 환자 접근성 개선 및 합리적 급여 관리 방안’ 간담회가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오창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은 정부의 초고가약 접근성확대와 급여관리를 위한 방안을 재차 설명했다. 지난 20일 발표된 것처럼, 정부는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환자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급여평가·협상 병행을 통한 신속등재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제 도입을 내걸었다.

급여평가와 협상을 병행해 등재기간이 총 60일 이상 단축된다. 또한 허가신청-급여평가-약가협상을 병행 시범사업 및 본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현재 소아백혈병 치료제에 최초 적용된 것과 같이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제를 운영하는 중이다. 개별 환자의 약제투여 성과에 따라 제약사로부터 환급율을 달리 운영하는 새로운 모형의 지불제도로, 복지부는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원샷 치료제나 연간 1인당 소요비용 3억 이상의 약제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증질환 고가약제의 치료 효과 및 안전성 모니터링 강화에 있어서는 ▲고가약 사후관리를 위한 자료수집체계 구축 ▲약제 사용 후 중단기준 주기적 검토 및 개정 ▲사용량-약가연동제도 개선 등을 추진한다.

이 중 사용량-악갸연동제도 개선 방안을 살펴 보면, 고가약 관리를 위한 최대 인하율 10%를 규정개선하고 청구금액 증가율과 증가액을 고려한 인하율 참고산식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급여관리 강화를 통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가약 사전승인제도 기반 구축 ▲경제성평가 생략 제도 개선 ▲외국약가 조정가 참조기준 개선을 추진한다.

이 중 경제성평가 생략제도에서 복지부는 경제성 평가 생략 가능 약제를 ‘대상 환자가 소수’인 약제로 제한했으며, 재정 영향이 큰 약제들은 비용효과성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사후관리방안으로는 경제성평가로 비용효과성을 평가한 약제가 아니기에, 일정기간 이후 재정영향 등을 고려해 경제성을 재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오 과장의 브리핑 이후 간담회에 참여한 각 환우회는 중증 희귀질환 고가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건의를 정부측에 전달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희귀의약품과 희귀질환치료제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한국척수성근위축증환우회는 고가약제에 대한 ‘선치료, 후평가, 후지급’ 도입을 건의했다. 또한 약이 있는 희귀질환의 경우 신생아 선별검사에 포함되도록 제안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대체제가 없는 생명과 직결된 신약이 식약처 허가 후 건강보험 등재 전 단계에서 저소득층 환자를 대상으로 약제를 무상공급하는 인도주의 차원의 조치가 이뤄지도록 해줄 것과, 생명과 직결된 대체제 없는 초고가신약의 비급여 약제비를 분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오창현 과장은 “희귀의약품과 희귀질환치료제 각자 운영하는 기관과 법령 취지가 상이해서 통햅하서 한 기관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희귀질환치료제는 등재할 때 혜택을 주고 있으며, 희귀의약품은 등재 후 관리할 때 약가를 인하시키는 것이 있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선치료, 후평가, 후지급’ 제도 도입에 대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정해민 약제관리실 실장은 “선등재 후평가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이 경우 약가협상의 어려움이 예측되어서 안전장치 마련이든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한 환자단체연합회의 비급여 분할납부에 대해서는 “비급여 분할납부는 건강보험을 담당하는 저희가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요양기관 등에서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방법을 폭넓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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