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반감기 연장 B형 혈우병 치료제…유연한 투약 일정과 치료 순응도 개선
최대 14일에 1회 100IU/kg 투여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 결핍으로 인한 출혈성 질환이다. 결핍된 혈액응고인자에 따라 A형 혈우병과 B형 혈우병으로 나뉘며, A형 혈우병은 출생 남아 5,000명 중 1명, B형 혈우병은 출생 남아 30,000명 중 1명의 확률로 발생한다.

국내에는 2019년 기준 A형 혈우병 환자 1746명, B형 혈우병 환자 434명이 있으며, 이들은 평생 질환 관리가 필수적이다.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은 B형 혈우병의 경우 치료 옵션 또한 A형 혈우병 대비 제한적인 가운데,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2020년 최초의 반감기 연장 B형 혈우병 치료제 ‘알프로릭스(성분명: 혈액응고인자IX-Fc융합단백(rFIXFc), 에프트레노나코그-알파(유전자재조합))’를 국내에 출시했다.

알프로릭스는 B형 혈우병 환자에서의 ▲출혈의 억제 및 예방, ▲수술 전후 관리(외과적 수술 시 출혈억제 및 예방), ▲출혈의 빈도 감소 및 예방을 위한 일상적 예방요법을 위한 치료제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Fc 융합 단백 기술을 통해 혈액응고인자 9인자의 반감기를 연장하여, 주 1회 투여(50IU/kg) 혹은 10~14일에 1회(100IU/kg) 투여로 일상적 예방요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00회에 달하는 기존 치료제의 정맥주사 횟수를 절반 이상 감소시켰으며, 치료 편의성과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했다.

알프로릭스에 적용된 Fc 융합 단백 기술은 혈액응고인자 9인자에 인체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면역글로불린(lgG1)의 Fc 영역을 결합한다.

우리 몸 속의 수용체인 FcRn과 결합한 알프로릭스는 세포 내에서 리소좀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혈액으로 되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Fc 영역만 자연적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반감기가 늘어나고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다.

Fc 융합 단백 기술은 혈우병 치료제에 있어 새롭게 등장한 기전이라 혈우병 환자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제2형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등 이미 다양한 질환 치료제의 반감기 연장에 널리 사용되어 온 기술이다.

알프로릭스의 최종 반감기는 82.1시간으로, 표준 반감기 치료제 대비 약 2.4배 더 길다. 연장된 반감기를 통해 알프로릭스는 주 1회 50IU/kg 또는 10-14일 간격으로 1회 100 IU/kg 투여로 예방요법이 가능하다.

알프로릭스는 기존 표준 반감기 제제 대비 유연한 투약 일정으로 및 개별화된 치료가 가능하며 환자의 부담을 더욱 줄여 치료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어 활동적인 일상생활을 꿈꾸는 B형 혈우병 환자에게 새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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