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교원 임용 불확실성 해소 및 임상과 협업 모델 구축, 입원환자 전문가 역량 향상 주목

용인세브란스병원으로 살펴 본 입원의학과의 성공적 정착

2017년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예상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성장이 매우 더딘 편이며 이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입원전담전문의 운영 모델의 △유연성 부족 △수가 문제 △인력 부족 그리고 처우 등을 주요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지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협력을 통한 제도의 개선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본 사업 시행 후 1년 동안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았다. 입원전담전문의가 병동에 상주하면서 환자의 처치가 즉각적으로 이뤄져,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 입원 기간 동안 수준 높은 진료 서비스를 받아 안전하고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되고 이로 인해 환자 및 보호자의 만족도와 간호 인력의 만족도도 함께 상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5주기 상급종합병원 평가부터 300병상 당 1명 기준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배치하고 이를 상급종합병원 평가 점수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일부 지방병원들을 중심으로 높은 연봉을 제시해도 입원전담전문의를 구할 수가 없다는 하소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입원전담전문의가 병원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대표 성공 사례로 주목받는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의학과는 전 교원이 임상교원으로 임용돼 타 병원의 원전담전문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이후 입원의학과 교원 사직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 전임의 지원을 한 단 1명뿐이다.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 배경과 비결 그리고 해결되지 못한 고민과 보다 롱런하기 위한 요소는 무엇일까? 이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병원 현장을 찾아, 활동하고 있는 의료진 인터뷰를 포함해 2편에 걸쳐 조명한다.

① '입원의학과' 성공 정착 이끈 용인세브란스의 3가지 비결은?

인터뷰-용인세브란스병원 경태영 입원의학과장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입원전담전문의 지원과 지속적 근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안정적으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입원전담전문의들은 높은 연봉보다는 젊은 의사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과 비전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의학과의 성공적인 정착의 이유가 있다. 결국 입원전담전문의들에게 적절한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이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전담전문의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br>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전담전문의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먼저 타 병원과는 다르게 의과대학 내에 독립적으로 입원의학과를 신설해 전원 임상교원으로 임용함으로써 입원전담전문의로서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전문적인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비전을 제시했으며 타 교원과 동등한 혜택 및 존중을 해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최동훈 원장을 비롯해 병원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진료부분에 있어서도 임상과와의 좋은 협업 모델을 구축한 것도 주효했다.

입원의학과 교원은 입원–치료–퇴원의 모든 과정에 대해 환자 진료를 직접적으로 책임지는 주치의 역할을 맡고, 임상과에서 주협업의로서 입원의학과 주치의와 협업을 통해 최적의 진료를 하고 있다.

어린이날 어린이병동을 찾은 용인세브란스병원 의료진
어린이날 어린이병동을 찾은 용인세브란스병원 의료진

즉, 입원 초기 진찰부터 입원기간동안 경과 관찰과 상담, 간단한 처치와 시술 및 수술 전후의 관리, 퇴원 계획 등을 외래에서 입원장을 발부한 임상과 교수와 원활하고 긴밀한 협업(‘Y톡’이라는 원내 자체 개발의 메신저 이용)을 통해 직접 의견을 교환하며, 입원환자만을 전담해 진료한다.

이는 의료 질 향상으로 이어져 환자 안전사고 감소, 재원일수의 감소를 통한 의료비용의 절감, 재입원율의 감소, 입원환자 만족도 향상 등의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그리고 향후 입원의학과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더욱 발전 확산시키고 입원환자 대상의 원내 표준화된 진료 지침을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세 번째, 병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입원환자 진료 전문가로서 역량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POCUS(Point of Care Ultrasound, 응급현장 초음파) 사용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POCUS 술기 센터’ 등을 운영해 입원의학과 교원과 의대생, 수련의, 전공의, 임상전담간호사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입원의학 분야 전문 의료진들이 참석해 최신지견을 나누는 장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br>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입원의학 분야 전문 의료진들이 참석해 최신지견을 나누는 장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원내 위원회 및 질 향상 활동 적극 참여, 개선 이끄는 '시스템 빌더'

매년 정기적으로 입원의학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입원의학의 발전과 입원전담전문의 역량 향상을 도모하고, 병동운영 모델을 소개하는 동시에 운영을 준비하는 타 병원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더불어 입원환자 전문가로서 각종 원내 위원회 및 질 향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병원의 시스템 개선 및 구축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병원에서도 입원의학과에 대해 시스템 빌더(system builder)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게 하고, 병원시스템 개선을 위한 입원의학과의 역할을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개원 3년차인 2022년부터는 임상과와의 공동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연구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부 - <인터뷰-용인세브란스병원 경태영 입원의학과장> 에서 계속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