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이 EGFR, ALK, ROS1, BRAF 등 변이 검사-일부 치료제 보험 급여
PCR 검사로는 유전자 변이 검사 한계 노출…NGS 검사 부각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폐암은 특정한 유전자의 변이가 암 발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초기에 유전자 변이를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감지하는지에 따라 치료 성적이 달라져 유전자 변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유전자 변이로는 EGFR, ALK, ROS1, BRAF 등이 있으며, 해당 변이에 대한 검사와 일부 치료제에 보험 급여가 부분 적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MET, RET, HER2, NTRK 등 각기 특성이 다른 다양한 유전자 변이들이 존재한다.

표피성장인자수용체라고 불리는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은 세포의 분열과 생존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EGFR 유전자 변이로 인해 암세포에서 EGFR 단백질이 정상보다 과하게 생성되면, 암세포의 분열이 더 빠르게 촉진된다.

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10-20%에서 EGFR 유전자 변이가 관찰되는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약 40~50%에서 EGFR 유전자 변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비흡연자, 선암 환자에서 EGFR 변이가 더 흔하다.

EGFR 변이 중 ‘EGFR 엑손 20 삽입 변이’는 희귀한 변이 중 하나로, EGFR 변이의 약 80~90%를 차지하는 엑손 19 결손 및 21 치환 변이에 이어 세 번째의 유병률을 보인다.

국내에서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2~3%만이 엑손 20 삽입 변이로 진단될 정도로 드물게 나타난다.

최근 한국인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아형별 특성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209명 중 1,978명(89.5%)이 흔한 EGFR 변이(Common EGFR Mutations), 53명(2.4%)이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178명(8.1%)이 기타 EGFR 변이로 확인됐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는 분자 구조 및 생물학적 특성, TKI에 대한 반응 측면에서 엑손 19 결손 및 21 치환 변이 다르다. 따라서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는 흔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와 다른 치료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KRAS(Kirsten rat sarcoma viral oncogene homologue) 변이는 서양인 폐 선암 환자의 25% 정도에서 발생하며, 세포 증식 및 생존을 촉진한다. KRAS 변이가 발생한 환자는 예후가 불량하며 흡연성 폐암과도 연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GFR 변이와 상호 배타적으로 발생하여, EGFR TKI 약제 반응률에 대한 음성 예측인자로 활용된다. 치료제로는 루마크라스 등이 있다.

ALK(Anaplastic Lymphoma Kinase) 변이는 재배열, 증폭, 점 돌연변이의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5%에서 ALK 재배열 또는 융합이 나타난다. 현재 ALK 치료제는 1세대 젤코리를 비롯해 2세대 알레센자, 알룬브릭, 3세대 표적치료제인 로비큐아까지 시장에 치료제가 나와있다.

BRAF는 EGFR이 활성화된 후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의 핵심 역할을 하며, BRAF에 변이가 나타나면 세포의 성장과 조절 통제와 관련하여 조절되지 않는 신호를 유발하게 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에서 BRAF 변이가 관찰되며, 선암 환자 중 흡연력이 있는 경우에 자주 나타난다. 다른 변이에 비해 무진행 생존 기간 및 전체 생존 기간이 짧은 것으로 보고된다.

이와 함께 전체 폐암 환자의 약 1-2%에서 ROS1 재배열이 발견된다. ALK 재배열과 유사하게 ROS1 재배열도 비교적 젊은 나이의 비흡연자 또는 가벼운 흡연자에서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MET은 세포 증식 및 생존,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체 폐암 환자의 약 3%에서 MET 증폭이 확인된다. MET은 EGFR과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EGFR 변이 표적 치료 과정에서 T790M 변이의 발생으로 내성이 생기는데, 이때 우회로로 MET 경로가 활성화된다.

이에 따라 EGFR TKI 및 MET 억제제 병합요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최근에는 EGFR와 MET 을 동시에 표적하는 리브리반트라는 치료제가 개발되기도 했다.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재배열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1-2%에서 발생한다. RET 유전자 변이는 발암 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RET 표적 치료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신경영양 타이로신 수용체 키나아제 유전자라고도 불리는 NTRK(Neurotrophic Tyrosine Receptor Kinase)는 NTRK1, NTRK2, NTRK3로 구성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0.2% 정도에서 발견되며, 성별, 흡연력 등 특별한 임상적 특징은 보고되지 않는다.

다양한 비소세포폐암 유전자 변이...PCR 검사로는 한계 노출

문제는 비소세포폐암에서 이처럼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고 있고 여전히 발견되지 않는 유전자 변이가 더 많다는 점이다.

유전자 변이 발견이 중요해지면서 현재 PCR 검사법으로는 한계가 노출되면서 NGS 검사법이 부각을 받고 있다. PCR 검사 방식은 직접 염기서열 분석법 대비 민감도가 높고 분석이 빠른 반면, 한 번에 감지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 범위가 한정적이고 특히 희귀 유전자 변이는 잘 감지되지 않는다는 한계점이 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인 NGS 검사는 한 번의 검사를 통해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유전자 정보를 빠르게 검사하여, 환자의 치료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준다. 2017년부터 국내 폐암 환자의 NGS 검사에 선별급여가 적용되어 전이성 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본인 비용 부담 50% 로 희귀한 유전자 변이를 검사할 수 있게 됐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고 있는 만큼 NGS 등 이에 따른 검사법도 발전하고 있다"며 "또한 유전자 변이가 계속해서 발견되면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적치료 제의 종류와 치료 적용 범위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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