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봉합 부터 일반 외과, 여성 건강, 성형, 최소침습 까지 136년 간 선도
C-SATS·오리스 헬스 인수…로봇, AI 등 혁신기술 의료 현장 재현도 앞장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존슨앤존슨메디칼의 에티콘(Ethicon) 사업부는 상처봉합부터 일반 외과, 여성 건강, 성형, 최소침습술에 이르기까지 혁신을 거듭하며 136년 간 외과 치료 기술의 발전을 선도해 왔다. 지금까지 변치 않는 에티콘의 목표는 ‘환자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사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그간 외과 수술의 발전 과정에서 에티콘이 이룬 혁신을 되돌아봤다.

에티콘의 역사는 1886년 미국의 로버트 우드 존슨(Robert Wood Johnson)이 그의 두 형제와 외과용 의료용품 생산을 목적으로 설립한 존슨앤존슨에서 부터 시작한다. 다음해인 1887년 존슨앤존슨은 세계 최초로 멸균 봉합사를 대량 생산한다. 이러한 멸균 봉합사의 발전은 현대 무균 수술의 시작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환자 생존율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했다.

에티콘 봉합 연구소(Ethicon Suture Laboratories)
에티콘 봉합 연구소(Ethicon Suture Laboratories)

그런데 정확하게는 1915년 스코틀랜드의 약사 조지 F 머슨(George F. Merson)이 세운 공장이 에티콘의 시초다. 당시 공장은 캣거트(동물 내장으로 만든 녹는 실), 실크, 나일론 봉합사 등을 제조하고 판매했다. 1936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기존 생산량 보다 훨씬 더 많은 봉합사를 만들게 된다. 이때 생산직 중 대다수가 여성으로 채워졌는데, 봉합사 제조 과정의 90%가 수작업으로 이뤄져 여성이 남성보다 적합했기 때문이다.

멸균 봉합사 생산으로 현대 무균 수술의 시작을 알리다

존슨앤존슨은 1949년 공장을 인수하고 에티콘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머슨은 공장이 인수된 이후에도 사망한 1958년까지 회사에 관여한다. 그는 매년 1월 임원들과 에티콘의 성과, 계획 등을 이야기하는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는데 지금까지도 회사 전통으로 내려온다.

1960년 에티콘은 방사선에 의한 봉합사 살균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당시 매우 획기적인 기술이었다. 봉합사가 최종 포장된 후 살균돼 박테리아가 유입되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1964년에는 미국의 전체 봉합사 생산량 중 에티콘이 약 75%를 차지했다.

에티콘은 1974년 피부에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합성 봉합사 바이크릴(Vicryl)을 선보인다. 기존의 봉합사보다 더 튼튼하고 유연했다. 1979년에는 코팅된 바이크릴을 출시했는데, 매듭이 편리하게 묶일 뿐 아니라 쉽게 풀리지 않아 주변 조직에 대한 외상을 줄여줬다.

존슨앤존슨 봉합사 캣거트(Red Cross Catgut)
존슨앤존슨 봉합사 캣거트(Red Cross Catgut)

2003년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수술부위감염의 위험을 줄이는데 기여하는 바이크릴 플러스(Vicryl Plus)를 공개한다. 해당 제품은 항박테리아 특성이 뛰어난 트리클로산이 코팅돼 수술부위감염의 위험을 1/3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티콘의 플러스(Plus) 봉합사는 이 같은 이점을 바탕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미국외과학회&수술감염학회(ACS&SIS) 등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고 있다.

에티콘은 상처 봉합은 봉합사로 해야 한다는 기존의 틀을 깨고 좀 더 효율적으로 봉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게 된다. 그렇게 1998년에는 상처를 꿰맬 필요 없는 액상형 피부 접착제 더마본드(Dermabond)를 선보이며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아낸다. 더마본드는 상처를 봉합하는 힘이 뛰어나며 최소 72시간 수술 부위 세균을 99% 차단, 감염을 예방해준다.

201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금속 합금으로 만들어진 수술용 바늘 에버포인트(Everpoint)를 선보였고, 그로부터 1년 후 스트라타픽스(Stratafix)를 출시하며 외과 수술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했다.

기존에는 수술 시 의사가 봉합실의 매듭을 직접 묶어야 했다. 하지만 스트라타픽스에는 실을 따라 닻처럼 생긴 매듭이 있다. 따라서 매듭을 지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지고 수술 시간도 줄어들게 된 것이다.

환자 삶의 질 향상 위한 끝없는 ‘혁신’으로 새 역사 쓴다

지혈제 ‘써지셀(Surgicel)’ 패밀리

한편 에티콘은 더마본드, 바이크릴 플러스, 스트라타픽스 등 봉합사 외에도 스테이플러, 인공막, 지혈제를 공급하며 외과용 의료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지혈제 써지셀(Surgicel)을 개발했다. 19세기 말 존슨앤존슨의 과학자들은 이미 식물성 직물에 산소를 첨가하면 혈액에 넣었을 때 용해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신체에 완전히 흡수되면서 지혈 효과가 뛰어난 거즈를 개발하기에 나선다.

그렇게 1960년 최초로 산화 재생 셀룰로오스(Oxidized regenerated cellulose, ORC)로 제조된 지혈제 써지셀을 선보인다. 써지셀 ORC는 천연 목재서 추출, 재생돼 가늘고 균일한 규격의 섬유소로 만들어졌다.

초음파 절삭기 ‘하모닉(Harmonic ACE+7)’

지금까지도 써지셀은 혁신을 거듭해 써지셀 오리지널(Surgicel Original), 써지셀 피브릴라(Surgicel Fibrillar), 써지셀 스노우(Surgicel Snow) 등 다양한 제품군이 출시돼 있으며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제품 선택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에티콘은 하모닉(Harmonic) 등 최소 침습 및 개복 수술에 쓰이는 에너지 장비로 보다 안전하고 효율성 높은 수술 현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초음파 절삭기인 하모닉은 전기가 아닌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해 조직을 박리·절개하며, 환자의 몸에 전류가 유입되지 않아 전기 자극에 의한 주위 조직 손상의 위험성이 적다. 더욱이 절개와 동시에 지혈이 가능해 출혈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어 보다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로봇, AI 등 혁신기술을 의료 현장에 재현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2018년 빅데이터 기반 수술데이터 관리시스템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C-SATS를 인수한데 이어 2019년에는 기관지경 진단 및 치료에 사용되는 로봇 플랫폼 모나크(Monarch)를 보유한 오리스 헬스(Auris Health)를 인수했다.

더불어 2020년 AI 기반 3D 이미징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랑스 비저블 페이션트(Visible Patient)사와 글로벌 협업을 발표하는 등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에티콘은 지속해서 진화된 기술을 선보이며 외과 치료 발전과 환자 삶의 질 향상에 오늘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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