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만에 등장한 FLT3 변이 양성 재발·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최근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환자 치료 접근성 크게 개선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은 골수의 조혈모세포로부터 혈액세포가 생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이지만 진단 후 치료받지 않으면 1년 이내에 90%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무엇보다 50% 이상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할 정도로 재발률이 높다. 재발성 또는 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2.6%, 평균 생존기간은 5.3개월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얼마전까지 급성골수성백혈병의 표준 치료는 1970년대 개발된 항암화학요법이 중심이 되어왔다.

하지만 재발 및 불응의 빈도가 높아 많은 환자들은 반복적이고 힘든 기존 항암치료를 견뎌야 했으며, 고령 환자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항암 독성에 대한 부작용이 높아 환자와 의료진의 미충족 요구가 높은 질환으로 꼽혀왔다.

특히, FLT3 유전자 돌연변이는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약 30%에서 관찰되는 변이로 미국 국립종합암센터네트워크(NCCN) 등에서 ‘FLT3-ITD 변이’를 중요한 예후 인자로 지목하고 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특성상 질환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데, FLT3 변이 양성 환자는 음성 환자 대비 높은 재발 위험, 짧은 전체생존기간 및 무질병생존기간 등 나쁜 예후를 보여,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이 매우 시급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박실비아 교수<사진>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은 공격적이고 치명적인 혈액암이면서 40년 넘게 표준요법이 바뀌지 않았다”며, “특히, FLT3 변이 양성 환자의 경우 기존 항암화학요법 외에 치료법이 없어 항암치료를 반복해야 했는데, 그마저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독성으로 인한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거나 사망하는 환자가 상당수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아스텔라스 조스파타(성분명: 길테리티닙)는 FLT3 변이 양성인 재발 또는 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치료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2018년 미국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표적 치료제로, 수십년 간 치료옵션이 정체돼 생존을 위협받던 환자들에게 생존율을 크게 개선한 치료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실비아 교수는 “한국에서도 2020년 조스파타 등장으로 재발하거나 불응한 환자에게도 고려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 효과도 좋게 나타나고 있고, 절망적이었던 환자들이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ase. A씨 (여, 51세)]
환자 A씨는 51세 여성으로 2020년 10월 FLT3-ITD 양성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았다.

관해유도요법 후 완전관해 상태(골수아세포가 5% 미만인 정상범위)에 도달해 공고 항암요법을 시행했으나 병이 재발했고, 재발한 급성골수성백혈병에서 FLT3-ITD 양성 반응이 여전히 나타났다.

이에 A씨는 재발성 급성골수성백혈병에 대해 2021년 4월부터 조스파타 3주기 복용 후 완전관해에 도달해 7월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했다.
조스파타 도입 후 완전관해에 도달해 조혈모세포이식까지 성공적으로 연결된 사례가 늘고 있고, 지난 3월 1일부터는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의 경우 관해유도요법으로서 2주기에서 최대 4주기까지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실비아 교수는 ”FLT3 변이 양성 재발/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완전관해 도달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 경우 재발 등 치료성적이 좋지 않은데, 최근 조스파타 급여 적용으로 많은 환자들이 이식률 향상을 통한 완치의 기회를 얻게 됐다”며 “그럼에도 급여 적용 기간이 4주기로 제한이 된 것은 매우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를 잘 받다가 갑자기 중단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진료를 보는 의사로서도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실비아 교수는 “이식 후 재발 방지를 위한 유지 요법으로서의 FLT3 표적 치료제에 대한 긍정적인 데이터가 축적됐고 실제 외국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인 만큼 우리나라 환자들도 이러한 치료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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