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4291명이 인정됐으며 그동안 4350명에게 1126억원이 지원됐다.가습기 살균제 의료지원을 위해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가천길병원 등 12개 의료기관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신체 또는 마음건강 치유를 위한 건강모니터링센터로 지정했다.

#2. 2011년 석면피해구제법이 제정돼 석면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신속히 구제하고 있다.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증 등 석면 질환 피해자는 2021년말 기준으로 6882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요양급여, 요양생활수당, 장례비 등으로 지금된 금액은 1185억원에 이른다.

이정윤 편집부국장
이정윤 편집부국장

유해물질로 인한 질환이어서 얼핏 보건복지부 통계 같지만 환경부가 작성한 가습기 살균제와 석면질환 피해자 통계다.

우리는 한 때 경제개발 제일주의에 매몰돼 목표만 보고 달려온 후유증으로 환경성 질환을 비롯 가습기 살균제 사건, 석면피해 등 유해물질로 인한 대형 환경사건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인체 피해는 현재 진행형으로 충격적이다. 가습기 내의 물에 첨가해 미생물과 물 때를 방지하기 위해 아무런 의심없이 오랫동안 사용해오다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원인미상의 폐손상 환자가 계속 발생하자 정부가 역학조사와 동물흡입실험을 실시한 결과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이다.

2011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피해조사와 건강 피해범위를 정했고 그를 바탕으로 피해지원도 나섰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도 진행중이고 피해배상도 계속되고 있다.

환경부 통계를 살펴보니,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사망한 741명에 대해 687억원의 특별유족조위금이 지급됐으며 요양급여 149억원, 요양생활수당 132억원, 그 외에 특별장의비, 진찰검사비, 긴급의료지원 등 모두 1126억원이 사용됐다.

7657명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봤다고 신청했으며 그중 4350명이 피해를 인정받았으니 대형 환경피해 사고임에 틀림이 없다.

석면피해도 지속적으로 발생한 환경피해 사건이다. 석면은 열과 불에 강해 건축재료, 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 전기기기 등에 많이 사용됐으나 1970년대 이후 석면섬유가 인간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용이 금지됐으나 기존에 사용된 석면이 인체 피해를 일으키면서 문제가 됐다.

뒤늦게 2011년에 석면피해구제법이 생기면서 피해자 구제에 나서 10년간 5549명의 석면 피해자에게 요양급여, 검사비용 등 모두 1185억원을 지원했다.

가습기 살균제나 석면 등 사례는 갈수록 많아지고 다양해지는 화학물질이나 유해물질의 추이를 볼 때 ‘빙산의 일각’일 수 있고 환경피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모기약을 비롯해 우리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사용하는 살생물제 수도 부지기수다. 가습기 살균제에서 보듯이 장기간 사용하면 인체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 국민들은 아프면 자연스럽게 의료기관을 찾는다. 환경성질환이나 유해물질로 인한 환경질환을 선도적으로 찾는 일도 의료계의 몫이다.

가습기 살균제나 석면으로 인한 질환을 치료하는 일에 의료계의 공로가 크지만 유해물질로 인한 '미래 건강 위협요소'를 찾아 차단하는 일도 의료계 기능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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